1000대 기업 부채비율 고위험 기업 감소세…운송업 높고 전자업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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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대 기업 부채비율 고위험 기업 감소세…운송업 높고 전자업 낮아
  • 이성태 기자
  • 승인 2022.07.2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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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XO연구소, 2000년 323%→대우조선해양, 부채비율·영업적자·당기순손실·인건비율 경고등

최근 20여년 동안 국내 대기업 재무건전성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0년 당시 국내 1000대 기업의 부채비율은 300%를 넘었는데 2010년 이후 200% 미만 수준을 유지해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업종별 부채비율은 해운과 항공 등이 포함된 운송업은 높고 전자업은 낮아 대조를 보였다. 또 최근 사회적 이슈의 중심에 있는 대우조선해양은 4개의 경고등이 켜져 경영 위기감이 고조됐다.

20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00년 국내 1000대 기업의 전체 부채비율은 323% 수준이었다. 이는 IMF외환위기 당시였던 1997년 589%에 비하면 크게 떨어진 수치다.

2001년(339%), 2002년(351%), 2003년(326%)에도 부채비율은 여전히 300%대를 유지했다.

이후 2004년 부채비율이 264%로 300% 미만으로 떨어지기 시작해 2005년 217%, 2006년 220%, 2007년 221%, 2008년 216% 등 220% 내외 수준을 이어갔다. 2010년(189%)부터는 본격적으로 200% 미만으로 낮아졌다. 2009년에는 153%로 최근 20년 중 가장 낮은 부채비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2020년과 2021년 최근 2년간 부채비율도 160%로 조사됐다. 현재와 같은 상황이 유지되면 제2의 IMF외환위기가 발생할 가능성도 현저히 낮아진다.

부채비율이 400%가 넘는 고위험 기업 숫자도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지난 2000년 당시만 해도 1000곳 중 157곳이 부채비율 400%를 넘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2001년(139곳)과 2002년(110곳)에도 100곳 넘게 포함됐다. 지난 2006년에는 59곳으로 2000년 이후 가장 적었다. 2016년부터 작년까지는 70곳 미만 수준으로 집계됐다. 재무건전성에 경고등이 들어온 기업은 2000년대 초반보다는 줄었다.

업종별 부채비율을 지난해 기준으로 살펴보면 희비가 엇갈렸다. 해운·항공·육상물류 등이 포함된 운송업의 지난해 평균 부채비율은 162.7% 수준이었다. 주요 업종 중 상대적으로 높은 편에 속했다. 이 중에서도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이 2200%를 넘어섰고 티웨이항공(1495%), 에어부산(674%), 제주항공(587%) 등도 500%를 넘어섰다. 대한항공은 275%로 항공사 중에서는 부채비율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에 속했다.

운송업 다음으로 전기·가스업(142.1%), 건설(132.2%), 조선·항공우주업(122%) 순으로 부채비율이 높았다.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포함된 전자업은 47.3%로 가장 낮았다.

이외 제약업(51.4%), 철강·금속(51.8%), 석유화학(58.1%), 자동차(60.9%), 정보·통신(72%), 식품(78.5%), 유통(87.2%), 기계(90.1%) 업종 등은 평균 부채비율이 100% 미만이었다.

지난해 국내 1000대 기업 중 매출 1조 클럽 대기업 중 비금융업체이면서 올 1분기 부채비율이 400%를 넘고 영업적자와 순손실을 동시 기록해 트리플 악재 위기에 처한 곳은 대우조선해양이 유일했다. 지난 3월 말 기준 자본총액은 1조6359억원, 부채총액은 8조9424억원으로 부채비율만 해도 546.6%였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 390.7%보다 155%포인트나 높아진 수치다. 재무건전성이 석 달 새 급속히 나빠졌다는 얘기다.

여기에 올 1분기 영업적자 금액만 4700억원이었고 1분기 순손실 금액도 4900억원 수준이었다. 지난해에도 400%에 육박하는 부채비율에 1조7362억원이나 되는 영업적자와 1조6731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대우조선해양은 높은 부채비율, 영업적자, 당기 순손실이라는 트리플 악재 이외에 인건비 비율에서도 이미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다.

지난 2010년 대우조선해양의 매출 대비 인건비 비율(인건비율)은 6.7% 수준이었다. 당시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7200만원 정도였다. 2012년에는 인건비율이 8.2%로 높아지면서 직원 연봉도 7700만원으로 올라갔다. 다만 2016년과 2017년에는 인건비율이 각각 6%, 5.8%로 최근 10년 중 가장 낮았다. 인건비율이 낮다 보니 직원 한 명에게 돌아간 연간 급여도 6000만원으로 줄었다. 지난 2012년과 비교하면 20% 넘게 연봉 지갑이 얇아진 셈이다. 2018~2020년에는 평균 연봉이 7000만원대를 회복했지만 지난해 다시 6700만원으로 상승했다.

문제는 지난해 인건비 비율이 13.2%로 10%를 훌쩍 뛰어넘었다는 점이다. 2010년 이후 인건비율이 10%를 넘은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이유는 간단했다. 대우조선해양의 2020년 매출은 7조원대였는데 지난해는 4조원대로 36% 이상 줄었지만 인건비 규모는 6800억원대에서 5900억원대로 13% 하락했다. 매출이 큰 폭으로 줄어들 때 인건비는 상대적으로 적게 줄어들다 보니 인건비율이 3.5%포인트 급증한 것이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매출 체격과 영업내실 체력이 동시에 향상되지 않을 경우 대우조선해양의 향후 직원 수는 현재보다 더 적어지고 급여 수준도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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