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기술의 재탄생…다시 쓰는 발명과 혁신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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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기술의 재탄생…다시 쓰는 발명과 혁신의 역사
  • 김윤태 기자
  • 승인 2015.02.03 1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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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세기초 독일에서 영업 중인 전기자동차 택시. 당시 베를린의 전기자동차는 택시의 20% 가량을 차지했다.

애플의 아이폰은 스마트폰의 원조로 불린다. 그러나 터치스크린에 전자우편과 팩스를 주고받고 게임도 할 수 있는 휴대전화를 스마트폰이라고 정의할 때 최초의 스마트폰은 1992년 IBM사가 개발한 사이먼(Simon)이다.

사이먼은 이미 펜으로 메모할 수 있는 기능까지 갖추고 있었다. 아이폰은 ‘사이먼의 재탄생’인 것이다.

전 세계 자동차업계가 미래 친환경 자동차라며 전기자동차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과거 이미 상용화됐던 구식 기술이다.

20세기 초 미국에서는 잠깐 동안이지만 증기자동차나 전기자동차가 휘발유 자동차보다 흔했다. 시카고에서는 전기자동차가 주도권을 잡고 있었으며 1907년부터 1918년 사이 베를린에서 전기자동차는 택시의 20% 가량을 차지했다.

제1차 세계대전 이전 독일 소방서에서는 전기소방차를 사용됐다.

전기자동차는 전기가 없는 곳에서 사용하기 힘들다는 점과 배터리 유지관리에서 부딪히는 특수한 문제로 인해 곧 휘발유 자동차에 자리를 빼앗겼다.

흔히 기술은 미래지향적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오래된 기술도 사라지지 않고 사라졌는가 싶다가도 다시 등장한다.

신간 『낡고 오래된 것들의 세계사』(휴먼사이언스)는 그동안 새로운 것, 최초의 사용, 혁신에 초점을 맞췄던 기술사에 의문을 제기하며 주목받지 못했던 낡고 오래된 것들을 통해 새로운 관점의 기술사를 주장한다.

 

발명과 혁신이 아닌 세계 곳곳에서 실제로 어떤 물건이 사용되었는가 하는 관점에서 20세기 기술의 역사를 새롭게 조명한 것이다.

석유가 본격적으로 산업화된 이후 거의 사라졌다고 생각하는 석탄은 19세기보다 오늘날 더 많이 생산되고 있으며 매년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자전거의 수는 자동차보다 훨씬 많다.

콘돔은 1960년대 후반 판매량에 정점을 찍고 이후 경구 피임약에 자리를 내주었지만 에이즈의 물결 속에 1980년대 재등장했다.

새로운 물건을 개발하는 것만큼 오래된 물건도 재발견되고 다시 발전하는 것이다.

저자는 인간이 사용하는 기술에는 첨단 기술만 있는 것이 아니라 기술의 대부분은 오래전부터 있어 왔던 기술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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