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0대 기업 여성임원 400명대 첫 진입…IT업종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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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00대 기업 여성임원 400명대 첫 진입…IT업종 40%
  • 이성태 기자
  • 승인 2022.11.2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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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코써치, 여성임원 기업 작년 65곳서 올해 72곳…비율 4.8%→5.6%

국내 100대 기업 내 여성임원이 올해 처음으로 400명대에 진입했고 여성 임원을 한 명이라도 보유한 기업도 70곳을 넘어섰다. 단일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의 올해 여성 임원이 65명으로 가장 많았고 CJ제일제당은 전체 임원 중 여성임원 비율이 24%를 넘어 가장 높았다.

업종별로는 IT분야 여성임원 비중이 40%에 달했고 100대 기업 전체 임원 중 여성 비중은 올해 처음으로 5%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글로벌 헤드헌팅 유니코써치에 따르면 올해 100대 기업 내 여성 임원은 403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22명보다 1년 새 81명(25.2%)이나 증가했다. 이는 2020년 대비 2021년 12.6% 증가와 비교하면 두 배 정도 늘어난 셈이다.

유니코써치 측은 2025년 EGS공시 의무화로 대기업들이 다양성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 등에서 여성 임원을 다수 발탁한 것도 일부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100대 기업 내 전체 임원 중 여성 비율도 2019년 3.5%, 2020년 4.1%, 2021년 4.8%에서 올해는 5.6%로 상승해 첫 5%대에 진입했다.

100대 기업 여성 임원이 늘고는 있지만 유리천장은 여전히 견고한 상황이다. 100대 기업 여성임원 수는 지난 2004년만 해도 13명에 불과했다. 이후 2006년(22명), 2010년(51명), 2011년(76명)으로 증가하더니 2013년에는 처음으로 100명 시대를 열었다. 당시 여성임원 수는 114명이었다.

2014년에는 106명으로 상승 추세가 한풀 꺾이기도 했다. 이후 2015년(138명), 2016년(150명), 2018년(216명), 2019년(244명), 2020년(286명), 2021년(322명)으로 늘었고 올해는 처음으로 400명대에 들어섰다. 지금과 같은 여성 임원 증가 속도라면 향후 2~3년 후인 2024~2025년 여성임원 500명대 시대를 맞이할 가능성이 커졌다.

100대 기업 내 여성임원을 보유한 기업은 올해 72곳으로 파악됐다. 연도별 여성 임원 보유 기업 수는 2004년 10곳, 2006년 13곳, 2010년 21곳으로 증가해왔다. 이후 2011년 30곳, 2013년 33곳, 2015년 37곳, 2016년 40곳, 2018년 55곳, 2019년 56곳, 2020년 60곳, 2021년 65곳으로 지속 확대됐다. 올해는 70곳 이상으로 늘었다. 대기업 내에서 여성 임원을 배출하지 않는 기업들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산업군별로는 IT 업종이 163명으로 40.4%를 차지했다. 100대 기업 여성임원 10명 중 4명은 삼성전자와 네이버 등 IT 관련 분야 등에서 활약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를 역으로 해석하면 국내 여성임원이 크게 늘어나려면 IT 업체에서 두각을 보일 우수 여성 인재가 많아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모레퍼시픽과 LG화학 등 석유·화학 업종에서는 17.1% 수준이었다. 이어 금융(11.9%), 유통·무역(10.2%), 식품(8.4%), 자동차(5.5%) 순으로 여성임원 비중이 5% 이상이었다.

반면 기계·조선·에너지·철강 업종 등은 여성임원 비중이 1%에도 미치지 못했다. IT와 석유화학 업종 등과 달리 중후장대 산업 분야 등에서는 상대적으로 여성이 임원 자리에 오르는 것이 쉽지 않다는 방증이다.

여성임원 최다 보유 기업은 삼성전자로 65명이었다. 지난해 55명보다 10명 늘었다. CJ제일제당은 28명으로 뒤를 이었고 네이버는 23명으로 톱3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현대자동차(17명), 롯데쇼핑(15명), 아모레퍼시픽(14명), 삼성SDS(12명), KT·LG화학·LG전자(각 10명) 순으로 여성임원이 10명 이상이었다. 여성임원 10명 이상 기업은 지난해 7곳에서 올해는 10곳으로 늘어났다.

CJ제일제당은 올해 전체 임원 114명 중 여성 비율이 24.6%로 가장 높았다. 이어 아모레퍼시픽(23%), 네이버(16.9%), 롯데쇼핑(15.2%), 삼성SDS(13.3%), KT(10.4%) 역시 여성 임원 비중이 10%를 상회했다.

100대 기업 여성임원 중 이사회 멤버로 대표이사는 호텔신라 이부진(1970년생) 사장과 네이버 최수연(1981년) 대표이사 두 명뿐이었다. 회장급 여성 경영자 중에서는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유일했고 부회장급은 CJ그룹 이미경 부회장과 대상 박현주·임세령 부회장이 있었다.

부사장급에 해당하는 여성임원은 25명 내외로 조사됐다. 이중에서도 삼성전자 이영희(1964년) 부사장이 최장수 임원으로 꼽혔다. 올 연말 사장으로 승진할지 여부가 관심사다.

유니코써치 김혜양 대표는 “올해 국내 100대 기업 내 여성임원이 있는 70곳 내외 중 30여 곳은 대외적인 기업 이미지 제고와 상징성을 위해 형식적으로 1~2명 정도만 겨우 여성임원을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장기적으로 우리나라는 인구 감소라는 위기를 피할 수 없기 때문에 단순히 여성임원이 있느냐 없느냐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기업 성장의 중요한 인적 자원으로 인식해 중간관리자급 이상 여성 인재를 크게 늘리는 과감한 정책을 펼쳐 보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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