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반등?…“공급·수요 측면 모두 섣부른 기대감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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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반등?…“공급·수요 측면 모두 섣부른 기대감뿐”
  • 이성태 기자
  • 승인 2015.02.09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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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락하던 국제유가가 반등을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저점 탈출과 함께 상승 기대감도 확산되고 있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6월23일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111.23달러를 정점으로 11월28일 70달러가 붕괴된 이후 12월15일 60달러, 올해 1월6일에는 40달러 선으로 무너졌다.

그러나 1월14일 42.55달러를 저점으로 등락을 거듭하며 6일 현재 54.23달러까지 치고 올라왔다.

북해산 브렌트유와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도 이날 각각 57.80달러, 51.69달러로 50달러대를 회복했다.

이에 따라 40달러대를 저점으로 국제유가가 반등할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유가급락은 시장공급 과잉 우려와 투자은행들의 국제유가 전망치 하향 조정, 단기 급락에 따른 기술적인 반등 기대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데 따르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요인이 추세적인 반등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의적이다.

김종수 토러스증권 애널리스트는 9일 보고서를 통해 “유가의 바닥이 확인됐고 향후 추세적인 반등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는 아직 어렵다”고 판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먼저 공급측면에서 유가급락이 아직은 원유생산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

유가하락을 주도한 미국의 원유생산은 여전히 늘어나고 있으며 국제원유시장의 시장조성자 역할을 하는 OPEC의 원유생산도 금융위기 직후의 급감과 비교하면 별다른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비OPEC을 중심으로 세계원유생산이 최근 2개월 연속 감소(112만 배럴)했지만 셰일혁명으로 늘어난 미국 원유생산량(609만 배럴)보다는 적고 금융위기 직후 세계원유생산 감소량(354만 배럴)보다도 낮다.

공급측면에서 미국과 OPEC을 포함한 산유국의 원유생산 감축이 좀 더 많이 이루어져야 유가 급락이 진정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또한 유가급락에도 OPEC의 감산 가능성은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보고서를 강조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원유생산을 유가급락에도 이전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 5일에는 3월 대아시아 원유수출단가를 현물가보다 배럴당 92센트 낮은 2.3달러에 공급한다고 밝혔다. 유가 안정을 위한 감축보다는 시장점유율 고수를 위해 OPEC 산유국들과 치열한 경쟁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셰일혁명으로 급증하던 미국 유정채굴장비가 유가급락 영향으로 최근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는 점도 국제유가 반등에 힘을 실어주지 못하고 있다.

유정채굴장비는 지난해 4분기 중 30% 급감하며 2011년 4분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미국 산업생산에서 광업부문이 최근 3개월 연속 감소한 것처럼 채굴장비 감소는 결국 원유생산 감소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오히려 채굴장비의 급감에도 원유생산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는 현재 유가보다 생산비용이 낮은 셰일오일의 생산이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셰일오일의 생산비용도 점차 낮아지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수요측면에서도 원유수요가 빠르게 회복되기는 어렵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지난해 세계원유생산은 9220만 배럴로 전년보다 200만 배럴 증가한 반면 세계원유소비는 9140만 배럴로 90만 배럴 증가에 그쳤다.

다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국제유가는 추세적으로 하향 안정될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2000년대 생산자·공급자 중심이었던 국제원유시장이 소비자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1990년대 중반 이후 국제시장에서 반도체가격이 생산자 및 공급 증가 등으로 장기 하락 추세를 나타낸 것처럼 미국 셰일혁명과 국제원유시장의 치킨게임이 지속될 경우 유가는 중장기적으로 하향 안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오히려 단기적으로 유가의 추가 상승보다는 하락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원유 수출 허용이라는 메가톤급 재료가 잠재돼 있으며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화 강세가 유가 하락을 한 차례 더 심화시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아직 추세적인 유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에 따른 불확실성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김종수 애널리스트는 “미국 금리인상 가시화, 달러화 강세 심화, 미국 원유 수출 허용 등을 재료로 유가가 추가 하락할 경우에는 저점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80달러처럼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경기순환적인 관점에서는 추세적인 유가 반등을 기대할 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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