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대표 서민 간식 옛말…붕어빵 가격 5년 전보다 두 배 이상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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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대표 서민 간식 옛말…붕어빵 가격 5년 전보다 두 배 이상 올라
  • 김윤태 기자
  • 승인 2022.12.14 0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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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빵, 풀빵, 계란빵, 호떡, 군고구마는 ‘겨울 간식으로 쉽게 떠오르는 단어들이다. 길을 걷다가 혹은 하교길이나 퇴근길 주머니 속 1000원짜리 지폐 두어 장이면 배불리 사 먹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눈에 잘 띄지도 않을뿐더러 과거와 금액으로는 더 이상 사 먹기가 힘들다.

전문가격조사기관 한국물가정보는 겨울을 대표하는 간식거리 5개의 주재료를 선정해 조사한 결과 5년 전과 비교했을 때 49.2%, 지난해와 비교해도 18.4%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고 14일 밝혔다.

가장 상승폭이 큰 팥(수입산)의 경우 5년 전보다 약 100%가 오른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데이터는 겨울 대표 간식인 붕어빵, 계란빵, 호떡 등에 가장 많이 쓰이는 주재료와 기본 단위로 조사한 것으로 실제 반죽 등에 쓰이는 재료량이나 품목별 추가 재료를 생각하면 더 큰 차이가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짧게는 최근 급부상한 원·달러 환율 문제와 올해 초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인한 국제 곡물 가격 상승부터, 길게는 작년부터 기상 악재로 인해 세계적으로 농산물 가격이 상승한 것과 코로나19로 인한 각종 원자재 가격 상승까지 곡물을 원재료로 삼는 밀가루나 팥·식용유뿐 아니라 가스나 설탕 역시 세계 경제와 떼려야 뗄 수 없는 품목들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이러한 재료들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더 많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기본 재료비가 비싸다 보니 마진이 적어 장사를 접는 상인들도 많다. 특히 계란빵의 경우 계란 가격이 워낙 비싸 더욱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서울시 발표에 따르면 5년 전 7000여개였던 노점상이 올해는 5000여개로 줄었다. 물론 원재료 가격 상승만이 주요 원인은 아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유동 인구가 준 데다가 현금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점이나 점점 더 편리성을 추구하는 소비트렌드 변화도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노점상에겐 당연시되던 현금 지급이 소비자들이 현금을 들고 다니지 않게 되면서 계좌이체라는 다소 불편할 수도 있는 추가적인 행위를 해야 하고 굳이 멀리 노점상을 찾아갈 필요 없이 집 근처 가까이 위치한 편의점에서 군고구마나 호빵과 같은 겨울 간식을 편히 만날 수 있다.

또한 맛은 비교할 수 없겠지만 많은 가정에 에어프라이어 등의 조리기구가 보급화되고 기기를 활용해 손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밀키트나 조리방법이 널리 퍼지며 전처럼 바깥에서 사 먹을 필요성도 감소했다.

반면 ‘예전의 맛’을 그리워하며 겨울 간식을 파는 노점을 찾아 거리를 헤매는 사람들을 위한 기술도 발전했다. ‘붕세권’, ‘가슴속 3000원’과 같은 붕어빵 가게 위치와 가격 정보 등을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이 개발된 것이다. 아무리 소비트렌드가 변화하고 각종 기기의 발달과 다양한 상품이 준비돼 편리성이 극대화된다고 하더라도 추운 겨울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겨울 간식을 호호 불며 먹는 추억과 감성은 쉽게 대체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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