눌재(訥齋) 양성지…자신의 단점을 호(號)로 취해 극복
상태바
눌재(訥齋) 양성지…자신의 단점을 호(號)로 취해 극복
  • 한정주 기자
  • 승인 2015.02.12 17: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선 선비의 자호(字號) 소사전⑬
▲ 눌재 양성지의 초상.

[한정주=역사평론가] 자(字)는 순부(純夫). 세조가 ‘나의 제갈량’이라고 부를 만큼 뛰어난 지략과 경륜을 갖춘 문신이자 학자다.

집현전 출신으로 세조의 왕위 찬탈에 동조해 출세가도를 달렸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정조 때 세워진 규장각(奎章閣)의 설치를 300여년 앞서 건의한 인물로 서책의 수집과 간행·보급 및 각종 국가 기록물의 보관과 활용을 나라 운영 및 정책의 중심에 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훗날 정조로부터 경제(經濟)와 실용(實用)의 학문을 알았던 인물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그의 호 ‘눌재(訥齋)’는 『논어(論語)』 ‘자로(子路)’편에 나오는 ‘강의목눌근인(剛毅木訥近仁: 강직하고 굳세며 질박하고 어눌함은 인(仁)에 가깝다)’에서 뜻을 취했다. 여기에서 ‘눌(訥)’의 의미는 ‘말이 서툴거나 어눌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양성지는 말을 잘하지는 못했지만 글을 써서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개진하는데 힘을 쏟았기 때문에 당시 어느 누구보다도 뛰어난 학식과 경륜을 갖추었다는 평가를 얻었다고 한다.

자신의 단점을 호(號)로 취해 오히려 그것을 극복한 인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