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그룹 일본법인 45곳…일본 수출규제에 전자산업 경쟁력 되레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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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그룹 일본법인 45곳…일본 수출규제에 전자산업 경쟁력 되레 강화
  • 이성태 기자
  • 승인 2023.03.1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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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XO연구소, 전체 해외법인의 2.2% 비중…SK·LG만 10개 넘어

국내 5대 그룹에서 설립한 일본법인은 45곳으로 2%대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2019년 7월 강행된 일본의 수출규제가 국내 전자산업에 미친 경영 실적 피해는 상대적으로 적은 반면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은 더 강화하는 분기점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우리나라 전자업체 상위 100곳의 2019년 대비 2021년 영업이익은 두 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16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주요 5대 그룹에서 세운 해외 계열사는 모두 2082곳으로, 이중 일본에 설립한 해외법인은 45곳이었다.

이는 5대 그룹 전체 해외법인의 2.2% 정도에 그치는 비중이다. 통상적으로 국내 그룹들이 중요한 해외 시장에 법인을 많이 설립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리 높지 않은 수치다.

기업별로는 SK가 15개의 일본법인을 가장 많이 설립했고 LG그룹도 14곳으로 10곳을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삼성(8곳), 롯데(5곳), 현대차(3곳) 그룹이 일본에 세운 법인은 10곳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판매업을 영위하는 SK hynix Japan Inc.를 두고 있고 LG전자는 전자제품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LG Electronics Japan, Inc. 법인을 설립했다.

현대차는 완성차와 부품을 판매하는 HYUNDAI MOBILITY JAPAN CO., LTD.라는 회사를, 삼성전자는 Samsung Japan Corporation을 통해 일본 내 전자제품 판매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LOTTE Chemical Japan Co., Ltd. 회사를 통해 일본 시장에서 화학 물질과 화학제품 도매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19년 7월 일본이 우리나라를 상대로 강행한 반도체 필수 품목 등의 수출규제에 따른 여파는 되레 국내 전자산업의 경쟁력을 서둘러 강화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경영 실적 수치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국내 전자 업종에 있는 상위 100곳의 지난 2019년 매출 규모는 271조3460억원 수준. 일본의 수출규제가 이어진 다음 해인 2020년에는 288조3588억원으로 전년 대비 6.3% 정도 덩치가 커졌다. 다시 1년이 흐른 지난 2021년에는 352조5448억원으로 이전해와 비교해 22.3%나 전자 업체들의 매출 체격이 성장했다.

2019년 대비 2021년을 비교해보면 일본의 수출규제 2년 동안 국내 전자 100대 기업의 회사 외형이 30% 정도 증가한 것이다. 당초 일본이 수출규제를 단행하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전자 업체에 일정 부분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결과는 정반대로 움직였던 셈이다.

국내 매출 1위 기업인 삼성전자는 2019년 154조원 수준이었던 매출은 2020년(166조원)과 2021년(199조원) 더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2019년 대비 2021년 매출은 29% 정도 증가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도 2019년 25조원, 2020년 30조원, 2021년 41조원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회사 매출이 우상향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2019년 대비 2021년 매출 덩치는 60% 넘게 뛰었다. 일본의 수출규제가 국내 주요 전자 업체의 매출 타격에 별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영업 내실 증가세는 매출 외형보다 눈에 띄게 상승했다. 국내 100대 전자업체의 지난 2019년 영업이익 규모는 16조9392억원 수준이었지만 1년이 흐른 2020년에는 28조1131억원으로 증가했다. 2021년에는 50조2011억원으로 이전해보다 더 높아졌다. 2019년 대비 2020년에는 66%나 영업이익이 커졌고 2019년 대비 2021년으로 비교해보면 2년 새 30조원 넘는 이익이 증가하며 196.4%나 퀀텀점프했다.

그렇다면 같은 기간 국내에 진출해 있는 일본 회사들의 경영 실적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일본의 수출규제가 본격 진행되면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일본 기업들도 경영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팽배했다. 하지만 결과는 빗나갔다.

국내에 50%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주요 33개 일본 기업의 경영 실적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33곳의 2019년 대비 2021년 매출은 10조746억원에서 11조3950억원으로 13.1% 올랐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172억원에서 7682억원으로 48.5%나 상승했다. 국내 일본 기업들도 자국의 수출규제로 인한 경영 피해가 매우 적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국내 일본 기업 중에서는 전라북도 익산시에 소재한 동우화인켐이 지난 2021년 매출이 2조5995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9년과 2020년에는 각각 2조5114억원, 2조5267억원으로 2년 연속 매출 증가세를 이어갔다.

소니코리아의 매출도 2019년 1조4331억원에서 2020년과 2021년에는 각각 1조5335억원, 1조6519억원으로 높아졌다.

또 광주광역시에 법인을 두고 있는 한국알프스도 2019년 7037억원, 2020년 8692억원이었는데 2021년에는 1조2492억원으로 한국에서 1조원대 매출을 올리는 회사 중 한 곳으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우리나라를 상대로 수출규제를 단행한 일본의 경제 압박 전략은 사실상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코로나19가 비대면 사업을 앞당긴 것처럼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해 한국 기업들은 경쟁 비교 우위에서 상당한 자신감을 얻음과 동시에 소재·부품·장비 업종에 있는 소부장 산업의 경쟁력을 더 빨리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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