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00대 기업 매출 1993조원…매출 1조클럽 258곳 ‘역대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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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00대 기업 매출 1993조원…매출 1조클럽 258곳 ‘역대 최다’
  • 이성태 기자
  • 승인 2023.06.0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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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XO연구소, 825개 기업 매출 증가…매출 1조 이상 증가 기업도 46개

삼성전자가 지난해 별도·연결기준 매출이 각각 200조원과 300조원을 처음으로 돌파하고 동시에 지난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21년 연속 국내 매출 1위 기업 자리를 지켜온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000대 기업의 매출 규모는 2000조원에 근접했고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한 기업 숫자도 258곳으로 역대 최다 기록을 다시 갈아치웠다. 또 매출 상위 1000곳 중 825곳은 1년 새 매출 체격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가 1일 발표한 ‘1996~2022년 국내 1000대 상장사 매출 현황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000대 상장사의 전체 매출액 규모는 1993조원으로 집계됐다.

공식적으로 2000조원을 넘어서지는 못했지만 1996년 이후 가장 높은 금액이다. 2021년 1734조원과 비교하면 259조원(14.9%) 상승했다. 특히 조사 대상 1000곳 중 825곳은 2021년 대비 2022년 기준 매출 외형이 높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나라 1000대 상장사 매출 규모를 주요 연도별로 살펴보면 1996년에는 390조원 수준으로 500조원에도 못 미쳤다. 매출 1000조원 시대를 처음으로 연 것은 지난 2008년(1197조원)에 이르러서다. 이후 1500조원 돌파는 이로부터 10년이 흐른 지난 2018년(1537조원)이었다. 2018년 이후 매출 2000조원의 벽을 공식적으로 넘어서지는 못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CXO연구소는 “올해 1분기 초반 경영 성적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포함된 전자 업종을 비롯해 석유화학, 철강, 정보통신, 제약 산업군 등의 매출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더 나빠진 상태로 2003년에도 1000대 기업 매출 외형이 2000조원을 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매출에서 가장 돋보인 기업은 삼성전자였다. 별도 기준 매출이 211조8674억원으로 처음으로 200조원의 벽을 뛰어넘었다. 연결기준으로 보면 302조2313억원으로 매출 300조원 시대도 처음 열었다.

1996년만 해도 삼성전자는 매출 15조8745억원으로 삼성물산과 현대종합상사에 이어 매출 3위였다. 이후 2002년 삼성물산을 제치고 국내 매출 1위 자리에 처음 올랐다. 이때부터 지난해까지 21년 동안 국내 재계 왕좌 자리에서 한 번도 내려오지 않고 최고 자리를 지켜내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2002년 매출 1위에 올라설 때만 해도 당시 회사 외형은 39조8131억원 수준이었다. 지난 2010년(112조2494억원)에는 처음으로 매출 100조원 시대로 진입했다. 2010년 이후 12년이 흐른 지난해에 매출 200조원을 넘어서며 체격이 한 단계 점프했다.

지난해 1000대 기업 전체 매출 중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0.6%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2021년(11.2%)과 2022년(11.5%)보다는 다소 낮아진 수치다. 1000대 기업 내 삼성전자의 매출 영향력이 1년 새 0.9%포인트 정도 다소 하락한 셈이다.

삼성전자를 포함해 지난해 1000대 기업 중 매출 1조원이 넘는 ‘매출 1조 클럽’에는 258곳이 이름을 올렸다. 이는 2021년(229곳) 때보다 29곳이나 많아진 숫자다. 매출이 1조원 이상인 기업 중에서도 38곳은 10조원이 넘는 매출 슈퍼기업군에 속했다. 매출 10조 클럽에 가입한 기업 숫자도 2021년 34곳에서 1년 새 4곳 더 많아졌다.

지난해 매출 10조 클럽에 새로 합류한 기업으로는 대한항공(2021년 8조7534억원→2022년 13조4127억원), 삼성증권(9조6651억원→13조1220억원), LG에너지솔루션(8조3874억원→10조5817억원), GS리테일(9조2742억원→10조5693억원), 동양생명(6조3475억원→10조2622억원)이 포함됐다.

반면 포스코홀딩스는 기업 분할로 2021년 매출은 39조원대였지만 지난해에는 8조원대로 상장기업으로는 공식적으로 매출 10조 클럽 명패를 반납했다.

지난해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한 258곳 중에서도 2021년 대비 2022년 매출이 1조원 이상 증가한 기업은 46곳이나 됐다. 46곳 중에서도 4곳은 1년 새 매출이 10조원 넘게 크게 불었다.

올해 메리츠금융지주로 공식 편입된 메리츠증권의 매출 증가액이 가장 컸다. 지난해 매출 56조1639억원은 전년도 22조5947억원보다 33조5691억원 이상 늘었다.

이외에 한국가스공사(24조1450억원↑), S-오일(14조8132억원↑), 삼성전자(12조1227억원↑) 3곳도 2021년 대비 2022년 매출 증가액이 10조원 이상이었다.

이와 달리 LG디스플레이는 2021년 매출 28조3649억원에서 지난해 24조1311억원으로 4조2337억원 이상 쪼그라들었다. 이외에 SK하이닉스(3조6786억원↓), SK네트웍스(1조5398억원↓), LG생활건강(1조1728억원↓) 등도 1년 새 매출 외형이 1조원 넘게 감소해 매출 희비가 엇갈렸다.

1000대 기업에 포함된 기업 중 최근 1년 새 두 배 이상 매출이 증가한 곳은 35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2021년 대비 2022년 매출증가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두산밥캣이었다. 2021년 매출 298억원에서 지난해 2401억원으로 705% 이상 크게 성장했다. 매출 순위도 2021년 1826위에서 671위로 껑충 뛰었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는 173억6437만원에서 1360억9139만원으로 매출이 683.7%나 고공행진했다.

지난해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한 곳 중에서는 엘앤에프가 9664억원에서 3조8862억원으로 302.1% 크게 우상향했다. 이외에 메리츠증권(148.6%), 다올투자증권(142.9%), 세보엠이씨(139.6%), 에코프로비엠(129.6%) 등이 최근 1년 새 매출이 100% 넘게 증가했다.

상장사 매출 톱10의 순위도 크게 요동쳤다. 지난해 매출 1~3위는 삼성전자, 한국전력공사(68조9515억원), 현대자동차(65조3083억원) 순으로, 이는 2021년과 순위 변동이 없었다.

톱3와 달리 4~10위 간 자리싸움은 치열했다. 4위는 메리츠증권이 꿰찼다. 2021년 14위에서 1년 새 10계단이나 전진했다. 하지만 메리츠증권이 비상장사로 전환돼 조사 대상에서 빠지게 됨에 따라 올해 매출 4위에 어느 기업이 이름을 올릴지도 관심사다.

이어 5위 한국가스공사(2021년 13위), 6위 기아(5위), 7위 S-오일(12위), 8위 SK하이닉스(4위), 9위 삼성생명(8위), 10위 현대모비스(11위) 순으로 10위권에 진입했다. 이중 한국가스공사와 S-오일은 2021년 10위권 밖이었지만 지난해 국내 상장사 중 매출 기준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굴지의 기업군에 합류했다.

반면 2021년 매출 상위 10걸이었지만 지난해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기업도 4곳 있었다. 포스코홀딩스는 기업 분할 이전에는 매출 6위를 기록했는데 지난해 44위로 크게 밀려났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21년 7위에서 11위로 톱10에서 빠졌다. 이외에 LG디스플레이가 9위에서 14위로, LG전자가 10위에서 12위로 달라졌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지난해는 시장 환경 자체가 좋아졌다기보다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전반적으로 원재료 가격 비용 등이 상승하는 가운데 제품 가격 등에 일부 반영되면서 매출 외형이 증가하는데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며 “문제는 올해는 자동차와 2차전지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초반 경영 실적이 좋지 않아 지난해보다 매출 덩치가 다소 줄어들 가능성이 높은데 매출 증가세를 지속적으로 이뤄내려면 시대의 흐름에 맞는 신사업 발굴도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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