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대졸 취업문 ‘바늘구멍’…대기업 절반 이상 신규채용 계획 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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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대졸 취업문 ‘바늘구멍’…대기업 절반 이상 신규채용 계획 미정
  • 김윤태 기자
  • 승인 2015.03.02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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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10개사 중 절반 이상이 올 상반기 대졸 신규채용계획을 확정짓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채용 규모도 작년 수준 이상인 기업은 3개사도 되지 않았다.

2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 중 상시종업원 수 300명이 넘는 207개 기업을 대상으로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7개 기업 중 채용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기업은 134개(64.7%)로 나타났다.

작년만큼 뽑겠다는 기업은 37개(17.9%), 작년보다 더 뽑겠다는 기업은 12개(5.8%)였으며 작년보다 덜 뽑겠다가 14개(6.8%), 한 명도 안 뽑겠다는 기업도 10개(4.8%)나 됐다.

▲ <자료=전경련>

기업들은 신규채용 규모 결정에 영향을 주는 중요 요인(중복응답)으로 적정 T/O(55.8%), 국내외 업종경기 상황(19.4%), 인건비 총액(15.3%), 정부시책 호응(5.8%) 등이라고 응답했다.

신규채용을 늘리지 못하는 이유(중복응답)는 국내외 업종 경기 악화(26.4%), 회사 내부 상황 악화(23.6%), 정년연장으로 퇴직인원이 줄어 정원관리를 위해 신규채용 수요 감소(23.6%), 통상임금 등 인건비 부담(6.9%), 예년 채용 수준 유지(4.2%) 순이었다.

상반기 대졸 신규채용 인원 중 이공계 선발 비중은 평균 59.2%로 조사돼 대기업은 문과보다 이공계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공계 선발 비중이 높은 업종은 건설·에너지(74.3%), 공기업(73.3%), 제조업(66.7%) 등이었다. 문과생을 더 많이 뽑겠다는 업종은 도소매업(77.5%), 운수업(66.7%) 등이었다.

신규채용 직원 중 여성 선발 비중이 평균 23.4%로 나타나 남성보다 여성들의 취업이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여성 선발 비율이 높은 업종은 운수업 43.3%, 정보서비스업 30.0%이었다.

최근 고용부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동시장 구조개선’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 퇴직 연령은 53세로 응답 기업 130개에는 만 54세 이상 장년 근로자가 평균 7.8%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조업 8.8%와 근로자 수 3000명 이상의 기업 9.6%에서 장년 근로자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은 53세경에 퇴직하던 근로자들이 내년부터 정년이 의무화되면 60세까지 근무하려는 경우가 많아질 것(62.8%), 지금보다 더 많은 명예퇴직금을 준다면 퇴직할 듯(12.6%), 기존처럼 53세경에 퇴직할 듯(10.6%)이라고 답했다.

60세까지 근무하게 될 장년 근로자들이 내년부터 수행할 업무는 기존 업무 및 직책 유지(53.1%), 전문분야에서 자문위원 등의 역할 수행(21.3%), 후배들에게 보직을 넘기고 팀원으로 근무(10.6%), 지원부서·지점관리·마케팅 업무 수행(7.2%) 등으로 조사됐다.

한편 207개 응답기업 중 10개 기업(4.8%)은 올해 구조조정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구조조정을 하려는 이유는 적자 누적 등 계속된 실적 악화(6곳), 통상임금 등 인건비 상승(4곳)을 꼽았다.

전경련 이철행 고용노사팀장은 “국내외 경기부진과 통상임금 확대에 따른 인건비 상승, 내년부터 시행되는 60세 정년 의무화 등으로 지난해보다 신입직원을 많이 뽑는다고 밝힌 대기업이 5.8%에 불과해 상반기 대졸 취업난이 심각해 보인다”며 “특히 대기업에서 이공계와 남성선호도가 높아 문과 출신 여성들의 취업이 매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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