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선비의 자호(字號) 소사전㊳
[한정주=역사평론가] 자(字)는 효원(孝元). 남명 조식의 제자로 당시 사림파 사이에서 학행(學行)으로 명성이 높았다.
특히 구설(口舌)과 문장(文章)만 일삼는 학문의 폐해에서 벗어나 실제 생활에 필요하고 실천할 수 있는 학문을 역설했다.
1590년(선조 23년) 사림을 뒤흔든 ‘정여립 역모 사건’ 때 명망 높은 동인의 선비였던 그를 죽이려는 서인 측의 모함 때문에 역적의 수괴이자 유령의 인물인 길삼봉(吉三峯)으로 지목되어 고문을 받다 옥사(獄死)하였다.
그가 호에 담은 ‘수우(守憂)’란 ‘자신의 재능과 지혜를 감추고 어리석은 사람처럼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즉 스스로 자신이 어리석다는 것을 깨닫고 자신의 재능과 지혜 이상의 것을 욕심내거나 구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실제 그는 높은 학행(學行)으로 여러 차례 관직에 제수되었으나 끝내 벼슬길에 나가지 않고 오로지 ‘경(敬: 공경하고 조심하고 삼가 하는 태도)’과 ‘의(義: 의로운 마음과 정의로운 행동)’를 학문의 근본으로 삼아 정진하는데 열성을 쏟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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