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당(晩翠堂) 권율…“늙어서도 뜻을 굽히거나 꺾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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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취당(晩翠堂) 권율…“늙어서도 뜻을 굽히거나 꺾지 않겠다”
  • 한정주 기자
  • 승인 2015.03.19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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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선비의 자호(字號) 소사전㊷
▲ 만취당 권율의 초상.

[한정주=역사평론가] 자(字)는 언신(彦愼). 임진왜란 3대 대첩 중의 하나인 행주대첩을 승리로 이끈 문신 출신의 명장(名將)이다.

행주대첩 이후 조선군을 총지휘하는 도원수가 되어 혁혁한 전공을 세웠다.

권율의 호 ‘만취당(晩翠堂)’은 『천자문(千字文)』과 송(宋)나라 때 재상을 지낸 노국공(魯國公) 범질(范質)의 글귀에서 찾아볼 수 있다.

먼저 『천자문』에는 “비파만취(枇杷晩翠)하고 오동조조(梧桐早凋)라”는 글귀가 나오는데, 그 뜻은 “비파나무는 늦게까지 푸르고 오동나무는 일찌감치 시든다”이다.

또한 범질은 “더디게 자라는 개울가의 소나무는(遲遲澗畔松) / 울창하게 자라 늦게까지 푸름을 간직한다(鬱鬱含晩翠)”라고 하였다.

여기에서 사시사철 푸른빛을 띠는 비파나무와 소나무에 비유해 늦게까지 변하지 않는 푸름을 간직한다는 뜻을 취한 권율의 호 ‘만취당(晩翠堂)’은 곧 늙어서도 자신의 뜻을 굽히거나 꺾지 않는 지조 있는 삶을 의미한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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