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頤齋) 황윤석…“말과 음식 조심하면 어려움 겪지 않는다”
상태바
이재(頤齋) 황윤석…“말과 음식 조심하면 어려움 겪지 않는다”
  • 한정주 기자
  • 승인 2015.04.22 09: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선 선비의 자호(字號) 소사전(74)
▲ 이재 황윤석이 10세 때부터 63세의 나이로 사망하기 이틀 전까지 보고, 듣고, 읽고, 배우고, 생각한 모든 것을 일기(日記)처럼 기록해놓은 『이재난고(頤齋亂稿)』.

[한정주=역사평론가] 자(字)는 영수(永叟). 미호 김원행의 문하에서 홍대용, 정철조 등과 함께 수학했다. 천문지리학과 산학(算學: 수학) 등에 밝았고, 특히 서양의 자연과학에 심취했던 실학자였다.

그의 남달랐던 학문과 지식 편력은 10세 때부터 63세의 나이로 사망하기 이틀 전까지 자신이 보고, 듣고, 읽고, 배우고, 생각한 모든 것을 일기(日記)처럼 기록해놓은 『이재난고(頤齋亂稿)』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문학(文學)·경학(經學)·사학(史學)·산학(算學)·군사학(軍事學)·법학(法學)·종교(宗敎)·도학(道學)·천문(天文)·지리(地理)·역상(易象)·언어학(言語學)·문자학(文字學)·전적(典籍)·예술(藝術)·의학(醫學)·음양(陰陽)·풍수(風水)·동식물(動植物)·물산(物産) 등 당대의 모든 지식이 총망라되어 있는 이 기록을 통해 18세기 실학의 규모가 얼마나 넓고 거대했는가를 엿볼 수 있다.

‘이재(頤齋)’라는 황윤석의 호는 그의 아버지 황전이 『주역』 이괘(頤卦)의 ‘대상전(大象傳)’에서 뜻을 취해 지어준 것이다.

이괘는 상괘(上卦)는 산(山)이고, 하괘(下卦)는 우레의 형상이다. 따라서 이괘에는 말과 음식을 조심해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재(頤齋)’라는 호에는 말을 신중하게 하고 음식을 절제할 줄 안다면 세상을 살아가는 데 큰 곤란과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이라는 아버지의 자애로운 마음이 배어 있다고 하겠다.

황윤석은 훗날 ‘목주잡가(木州雜歌)’를 지어 아버지가 지어준 자신의 호에 대해 “언어(言語)도 삼가지 않으면 안 되고, 음식(飮食)도 절제하지 않으면 안 된다. 언어도 미루어 헤아려보고, 음식으로 재물과 녹봉을 미루어 헤아려 보라. 성인(聖人)의 이괘(頤卦) 대상(大象)에서 뜻을 취했으니 우리 선친의 가르침 더욱 좋구나”라고 밝히기도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