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프로야구 키워드는 ‘스윕’…한화·롯데 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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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프로야구 키워드는 ‘스윕’…한화·롯데 돌풍
  • 박철성 칼럼니스트·다우경제연구소 소장
  • 승인 2015.04.27 1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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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SPOTV 캡쳐>

지난 주말 3연전 국내 프로야구의 키워드는 스윕(sweep)이었다.

스윕은 ‘완승’을 뜻한다. 일명 싹쓸이다. 한화는 2년 만에, 롯데는 ‘탱탱볼’ 논란을 털어낸 돌풍이었다.

3연전 마지막 날 재역전승으로 장식한 한화의 스윕. 시즌 첫 완승이었다. 한화가 3연전에서 모두 승리한 것은 2013년 4월16∼18일 대전 NC 다이노스전 이후 738일 만이다.

그런데 얄궂다. 한화의 3연승 제물이 SK다. SK는 김성근 감독이 2007년부터 2011년 8월까지 사령탑을 했던 팀이다. SK를 상대로 한 3연전 싹쓸이는 2006년 5월16∼18일 이후 무려 9년 만이다. 3265일 만에 이뤄진 기록이다.

한화는 시즌 전적 12승10패로 3연패에 빠진 SK(12승10패)와 공동 4위를 기록했다. 넘어뜨려야 살아남는 프로세계의 냉정함이 입증됐다.

4월26일 한화-SK 경기는 엎치락뒤치락했다. 숨 막히는 접전이었다. 이틀 연속 만원 관중. 대전 구장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SK도 앞선 2경기 패배를 만회하고 시리즈 스윕패를 피하기 위해 전력을 다했다. 하지만 시리즈 스윕과 시즌 첫 3연승을 노렸던 한화가 상대 수비의 실책을 발판삼아 역전에 성공했다.

이날 경기는 권혁이 마무리 지었다. 그는 최근 한화의 승리를 지키는 수호신. 권혁은 1⅔이닝 동안 안타 하나를 허용했다. 하지만 삼진 하나와 무실점으로 마운드를 틀어막았다. 팀 승리와 함께 시즌 첫 승의 기쁨도 만끽했다.

시쳇말로 권혁의 입은 귀에 걸렸다. 경기 직후 그는 “이겨서 기분 좋다. SK 같은 상위권 팀과의 좋은 경기를 통해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었다”면서 “이번 3연전은 똘똘 뭉친 팀워크의 결과”라고 말했다.

또 권혁은 “지금 선수단 분위기가 매우 좋고 우리 팀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면서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앞으로 남은 한 경기 한 경기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요즘 너무나 행복한 야구를 하고 있단다.

한화가 확실히 변했다. 한화는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꼴찌 팀. 매년 다른 구단의 승 수 쌓기 용도였다. 그러나 지금 한화는 야신 김성근의 힘이 그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한화 스윕’ 소식에 네티즌들은 “역시 김성근 감독의 힘인가”, “야구 진짜 재밌더라”, “올해 한화가 우승하는 거 아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롯데의 주말 3연전 스윕은 ‘탱탱볼’ 논란을 잠재우기에 충분했다. ‘탱탱볼’은 반발계수가 높은 불량 야구공을 빗댄 말이다.

롯데는 최근 마음고생이 심했다. 공인구 때문이었다. KBO(한국야구위원회)가 지난주 공인구를 납품하는 국내 4개 업체의 제품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하드스포츠사의 제품만 불합격이었다. 롯데가 사용하는 공이 바로 이 제품이었다.

반발계수 0.001이 커지면 타구의 비거리가 20cm 정도 늘어난다. 0.004 초과면 늘어나는 비거리는 80cm. 그럼에도 롯데가 그 덕분에 홈 성적이 좋다는 얘기였다.

롯데 타자들은 17일부터 치른 원정 5경기에서 홈런 5개를 때렸다. 하지만 논란은 가시지 않았다.

롯데 이종운 감독은 ‘탱탱볼 논란’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이 감독은 “반발계수가 높다고 전부 홈런이 되는 게 아니다. 정타를 때려야 넘어간다”면서 “그 공을 우리가 공격할 때만 사용하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상대 팀도 홈런을 많이 쳤어야 한다”고 항변했다.

롯데는 지난주까지 안방 사직 구장에서 치른 10경기에선 8승2패로 선전했다. 하지만 다른 공을 쓴 원정 10경기에선 2승8패로 부진했다. 20경기에서 친 홈런 27개 중 18개가 사직에서 나왔다. 팬들은 롯데가 반발력이 좋은 이른바 '탱탱볼'의 덕을 본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보냈다.

롯데는 “KBO가 인정한 회사의 제품을 썼을 뿐이고 하드스포츠사가 부산 지역 기업이라 공생의 의미로 선택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리고 기존 공을 모두 반품했다.

롯데는 공인구 논란 이후 첫 사직 경기였던 24일엔 KBO 재검사에서 합격 판정을 받은 하드츠포츠사의 다른 공으로 교체했다. 그리고는 보란 듯이 ‘안방 강세’를 이어갔다.

롯데는 3경기 8홈런으로 ‘탱탱볼’ 논란을 털어냈다. 더욱이 롯데는 26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삼성전에서 7-1 대승을 거뒀다.

선발투수 브룩스 레일리의 호투가 돋보인 경기였다. 이어 홍성민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승부를 마무리 지었다. 이날 승리로 롯데는 무려 5년 만에 삼성전 스윕을 달성했다.

롯데는 3회 1사 만루에서 최준석의 역전 결승 2타점 적시타, 강민호의 시즌 6호 스리런 대포가 터졌다. 강민호는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5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한편 삼성은 믿었던 선발 윤성환이 7이닝 11피안타 7실점으로 무너지면서 올 시즌 첫 3연패를 당했다.

롯데는 13승10패, 3연승 행진을 이어갔고 삼성은 15승8패로 3연패를 당했다. 롯데가 삼성전 3연전을 모두 잡은 건 2010년 6월4~6일 대구 삼성전 이후 5년 만의 사건이다. 부산 사직구장엔 ‘부산갈매기’가 드높게 울려 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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