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일본의 디플레이션 직전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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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일본의 디플레이션 직전과 닮았다”
  • 김윤태 기자
  • 승인 2013.12.08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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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디플레이션 직전시기의 모습들이 현재 한국경제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의 디플레이션 직전시기의 모습들이 현재 한국경제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LG경제연구원 강중구 책임연구원은 8일 ‘일본으로부터의 교훈 : 디플레 경계심 높여야’ 보고서를 통해 ▲저성장·저물가 장기화 ▲구조적 내수저하 ▲통화가치의 고평가 현상 등 일본이 경험했던 ‘잃어버린 20년’의 주요 요인들이 현재 한국에서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2년 6월 이후 18개월 동안 한국은행 물가 목표 범위 하한인 2.5%를 밑돌고 있다. 식료품 및 에너지가격을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 역시 작년 3월 이후 2 1개월 연속 1%대에 머물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의 원화절상으로 물가상승률이 크게 낮아졌던 1999년을 제외하고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강 연구원은 “물가가 전례 없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아직 우리 사회에서는 디플레이션에 대한 걱정은 크게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우리나라는 그 동안 디플레를 경험해 본 적이 없어 고물가, 즉 물가상승률이 높게 형성되는 것만 경계하는 경향이 있다”고 경계했다.

때문에 최근과 같은 저물가 상황에서도 체감물가는 더 높은 데 실제 물가가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가 더 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통화정책도 물가의 상향리스크에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게 강 연구원의 평가다. 낮은 물가상승률에도 통화당국은 금리 인하 등 보다 적극적인 완화정책으로 대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가목표의 하한에 대한 경계심이 상한에 비해서는 약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사실 디플레이션 발생 사례는 희소하다. 금본위제 폐지 이후 장기적인 디플레이션은 이웃나라 일본의 1990년대 말 이후 사례가 유일하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일단 발생했을 때의 충격은 인플레이션의 충격보다 오히려 크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기간의 절반 이상은 디플레이션과 함께 했다는 게 이를 증명한다.

1990년대 후반 디플레이션 초기에 일본은 인플레에 대해 지나치게 경계하고 있었다. 당시 물가 하락이 시작되자 소비자들은 기업들의 경쟁에 의한 가격 파괴를 반겼고 세계적으로 높았던 고물가의 자연스러운 조정과정으로 받아 들였다. 그러나 디플레이션이 일단 시작되자 이는 좀처럼 되돌리기 힘들었고 일본경제는 깊은 수렁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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