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고(蘭皐) 김병연…“난초 향기 가득한 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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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고(蘭皐) 김병연…“난초 향기 가득한 언덕”
  • 한정주 기자
  • 승인 2015.05.08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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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선비의 자호(字號) 소사전(88)
▲ 난고 김병연의 초상.

[한정주=역사평론가] 자(字)는 성심(性深). 일명 ‘김삿갓’이라 불린 조선 말기의 방랑 시인이다.

그가 태어난 지 4년째 되는 1811년 일어난 ‘홍경래의 난’ 때 선천부사(宣川府使)를 지낸 할아버지 김익순이 홍경래에게 항복한 것이 문제가 되어 멸문지화를 당했다.

당시 그는 하인의 도움을 받아 형 김병하와 함께 황해도 곡산으로 몸을 피해 숨어 살다가 사면을 받고 과거에 응시했다.

그런데 김익순의 행동을 비판한 내용으로 과거에 급제한 후 뒤늦게 그가 자신의 할아버지라는 사실을 알고 벼슬을 버린 채 평생 전국을 떠돌아 다니며 살았다.

특히 그는 당시 세도정치 아래에서 부패할 대로 부패한 권력과 자신의 배 불리기에 급급한 부자들을 풍자하고 조롱하는 시(詩)를 많이 지었는데, 이로 인해 ‘민중시인’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의 호 ‘난고(蘭皐)’는 풀이하자면 ‘난초 언덕’ 혹은 ‘난초 향기 가득한 언덕’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평생 세상의 명예와 이욕을 피해 다니며 삿갓 하나 지팡이 하나에 의지한 채 전국을 떠돌았지만 선비의 고고한 기상과 기품만은 잊지 않으려고 했던 그의 뜻과 의지를 읽을 수 있는 호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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