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이덕무의 『이목구심서』와 『선귤당농소』로 본 일상의 가치와 미학(91)
[한정주=역사평론가] 편의(便宜)에 안주하는 사람은 큰 고비를 만나면 어찌할 줄 모른다. 자신이 해오던 대로만 하는 사람은 큰 기회가 와도 붙들지 못한다.
임시방편으로 그때그때를 넘기는 사람은 큰 근심거리를 만나게 마련이다.
남에게 이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큰 적수를 만나게 된다. 그 일의 형세가 그렇다.(재번역)
便宜者迷大節 因循者失大業 姑息者遭大憂 好勝者値大敵 其勢然也. 『이목구심서 2』
편한 것만 좇다 보면 안일(安逸)함에 빠지기 쉽다.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변화에 둔감해 큰 기회가 찾아와도 잡지 못한다.
그때그때 임시방편으로 일을 처리하다 보면 환난(患難)이 쌓이고 쌓여 끝내 큰 위기에 봉착한다. 이기려고만 하다 보면 종국에는 천적(天敵)을 만나 낭패를 겪게 된다.
편안하면서도 안일하지 않고, 옛것에 머물면서도 혁신할 줄 알고, 임시방편에 능숙하면서도 일의 질서를 잃지 않고, 이기려고 하면서도 패배를 용납할 줄 안다면 고상한 인덕(人德)의 소유자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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