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취업률 상승?…“이면에는 질 나쁜 일자리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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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취업률 상승?…“이면에는 질 나쁜 일자리 확대”
  • 이성태 기자
  • 승인 2015.05.26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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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교육청 평가에 포함돼 있는 특성화고 취업률 지표로 고교 졸업생들의 취업률은 상승했지만 이면에는 질 나쁜 일자리 확대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고교 졸업생의 고용의 질 악화와 관련된 통계로는 처음 밝혀진 자료다.

26일 정의당 정진후(교육문화체육 관광위원회) 의원이 교육부를 통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교육부는 고교 취업률이 2013년 37.8%에서 2014년 44.9%로 7.1%포인트 상승했다고 밝혔지만 여기에는 고용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취업자들도 포함됐다.

주당 18시간 이상 노동력을 제공하고 일정 소득이 있다는 것을 증명할 재직증명서를 제출하면 고용보험 미가입 취업자로 취업률 통계에 포함되는 방식이다.

교육부는 2013년부터 고용보험 가입여부를 통한 고교 취업률을 조사하고 있다. 매년 실시하는 국가통계가 단위학교의 보고통계로 이뤄져 신뢰성의 한계로 별도 조사를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교육부의 새로운 고교 취업률 통계 역시 신뢰성이 담보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정진후 의원에 따르면 고용보험 미가입자를 제외한 고용보험 가입자만의 취업률은 2013년 28.2%에서 2014년 29.2%로 단 1%포인트만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고용보험 미가입자 취업률은 9.6%에서 15.7%로 무려 6.1%포인트나 상승했다.

즉 고교 취업률이 7.1%포인트나 상승했던 이유는 고용보험 미가입자 취업률이 대폭 상승했기 때문인 것이다.

취업자 대비 고용보험 가입비율을 비교하면 추이는 더욱 명확해진다.

취업자 대비 고용보험 가입비율은 2013년 74.6%에서 2014년 65.1%로 9.5%포인트 감소했다. 상대적으로 취업자 대비 고용보험 미가입자 비율은 25.4%에서 34.9%로 9.5%포인트 증가했다.

전체 고교 취업자 수가 증가하기 때문에 고용보험 가입자 수도 소폭 상승(565명 증가)했지만 고용보험 미가입자 상승(7044명 증가)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감소한 셈이다.

▲ <자료=정진후의원실>

문제는 교육부의 교육청 평가지표에 있다. 매년 교육청 평가지표에는 특성화고 취업률과 관련된 지표가 포함됐다. 올해 역시 ‘특성화고 취업률’ 2.5점, ‘특성화고 취업률 향상도’ 1.5점으로 총 4점이 배점됐다. 모두 고용의 양과 관련된 지표로 고용의 질과 관련된 지표는 전무했다.

정진후 의원은 “당연히 교육청 입장에서는 교육청 평가에 따라 특별교부금이 차등 배분되기 때문에 고용의 질은 고려하지 못한 채 취업률에만 목멜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고교 취업유지율 역시 감소했다. 2013년 76.3%에서 2014년 67.6%로 8.7%포인트 감소한 것이다.

현재 교육부의 고교 취업유지율 통계는 실제 취업유지율 통계가 아닌 4월1일 기준 고용보험 가입자가 6개월 뒤인 10월1일에도 가입돼 있는지 확인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어 조회시점 사이에 실업여부(고용보험 탈퇴)까지는 확인할 수 없다.

그럼에도 단순 취업률보다는 고용의 질을 조금이나마 평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통계다.

정진후 의원은 “이명박 정부부터 이어져왔던 고교 취업률 확대정책으로 정부는 취업률이라는 숫자에만 목메고 있었다”며 “고교 취업률 확대정책이 질 나쁜 일자리로 학생들을 내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 의원은 “당장 교육청 평가지표를 취업률 평가에서 고용의 질을 평가할 수 있는 4대 보험 가입률과 취업유지비율 같은 지표로 변경해 취업률이라는 숫자의 함정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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