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OCI미술관, 양정욱·씬킴 개인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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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OCI미술관, 양정욱·씬킴 개인展
  • 심양우 기자
  • 승인 2015.05.27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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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욱·씬킴 개인전이 6월18일부터 7월14일까지 서울 종로구 OCI미술관 전시장 1층과 2층에서 각각 열린다.

양정욱은 개인의 서사와 감정, 즉 ‘이야기’를 물리적인 장치로 실체화한다.

머릿속에서만 머물던 이야기들을 나무와 모터, 금속과 실 등 실재하는 재료의 조합으로 눈앞에 소환한다. 무형의 생각은 색과 질감과 소리와 무게를 얻어 현실의 공간에 출연함으로써 마침내 그 존재를 증명한다.

▲ 양정욱, 그는 수술을 앞둔 어느 가장이었다(부분), 나무, 모터, 가변크기, 2015

특히 이번 전시는 ‘은퇴한 맹인 안마사 A씨는 이제 안마기기를 판다’란 제목 아래 ‘기계가 사람을 대신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다양한 구체적 상황을 대입해 풀어내는 데 집중한다.

이야기 전개를 위해 작가가 택한 중심 소재는 ‘안마’다. 은퇴하게 된 맹인 안마사를 대신할 각양각색의 안마기기가 전시장에 등장한다.

조형물은 저마다 서로 역학관계를 이루는 복수의 부분들로 엮여 특정한 동작을 수행한다. 노출된 물리적 구조는 동작 원리를 시각적으로 전달하며 동작과 함께 발생하는 진동과 소음은 촉각과 청각을 직접적으로 자극한다.

씬킴은 웅대한 자연을 화폭에 담고 인간과의 관계를 환기한다. 다만 시각적 풍채보다는 세상의 근원이라는 유일성이 주는 웅혼함과 위대함을 응집해 낸다.

따라서 보다 정확히는 ‘대자연의 정신적 초상’을 추구한다 하겠다. 또한 그를 위해 재료와 표현에 있어서 작가 나름의 최적의 방식을 찾아냈다.

▲ 씬킴,끝의 시작 Ⅲ, 장지 위 먹, 금분, gutta안료, 플라스틱 장식품, 240×160cm, 2013

작업의 흐름은 크게 3단계로 살필 수 있다. 태초의 자연을 담은 ‘Before the beginning’ 연작으로 시작한 작업은 문명의 시작과 비극의 접견을 그린 ‘Beginning of the end’ 연작을 거쳐 결국 파괴된 자연과 그 속에서 우왕좌왕하는 인간을 나타내는 ‘The last day of us’로 마무리된다.

작업 전반에 걸쳐 ‘자연’ 하면 떠올릴 법한 평온하고 따스한 분위기를 찾을 수 없다. 타오르고 휘몰아치고 무너지고 흩날리는 매섭고 냉엄한 형태의 산과 물, 그리고 거기 휩쓸리는 인간 군중의 형상이 대신 자리한다.

이를 통해 대자연의 유일성과 근원성을 강조하고, 그것을 경시하고 침해하는 인간에게 엄중히 경고한다.

전시제목 ‘버려진 미래’ 또한 자연의 몰락은 곧 인간 미래의 몰락임을 암시한다. 다만 ‘다시 주울 수도 있는’ 상태로 아직 회복의 여지가 남아있음을 덧붙여 귀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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