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충(蛔蟲)과 자기(瓷器)…“천하에 쓸모없는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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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충(蛔蟲)과 자기(瓷器)…“천하에 쓸모없는 것은 없다”
  • 한정주 기자
  • 승인 2015.06.01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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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이덕무의 『이목구심서』와 『선귤당농소』로 본 일상의 가치와 미학(102)
 

[한정주=역사평론가] 코에서 토해낸 회충(蛔蟲)으로 자기(瓷器)의 깨진 틈을 붙일 수 있다. 그 끈끈한 성질을 취하고 그 더러움은 잊어버린다.(재번역)

鼻嘔之蛔 可粘甆釁 取其粘忘其穢. 『이목구심서 2』

만물 중 완벽한 것은 없듯이 천하에는 버릴 물건 역시 없다. 백해무익한 회충조차 깨진 자기 틈을 붙이는 재료가 되지 않는가! 따라서 만물은 전부 취하거나 전부 버릴 수 없기 때문에 오로지 그 취할 것은 취하고 그 버릴 것은 버려야 한다.

깨끗한 것과 더러운 것은 거론할 필요도 없다. 여기에서 여진족이 세운 청나라를 가리켜 “비록 더러운 오랑캐일지라도 배울 것이 있다면 마땅히 찾아가서 섬기고 배워야 한다”는 북학파의 사상을 떠올리는 것은 지나친 비약일까?

하지만 문득 이 말이 생각났다면 필연코 어떤 연관이 있기 때문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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