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와 더위…“참아야 할 때와 참지 않아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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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와 더위…“참아야 할 때와 참지 않아야 할 때”
  • 한정주 기자
  • 승인 2015.06.08 0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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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이덕무의 『이목구심서』와 『선귤당농소』로 본 일상의 가치와 미학(108)

[한정주=역사평론가] 나는 혹독한 추위와 무더운 더위를 만나도 종일토록 어깨를 꼿꼿이 세우고 똑바로 앉아있는 사람의 모습을 보면 가령 그의 학식이 우주를 포괄하는 넓고 깊은 경지에 이르지 못했다고 해도 이미 해이하고 나태하고 조급하고 시끄러운 사람보다 백배는 낫다고 생각하였다.

이러한 까닭에 일찍부터 나는 기쁜 마음으로 배우려고 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재번역)

我見祈寒盛暑 終日危坐 肩輩 竦直者 假使其學不至包括宇宙 已百倍於頹墮躁擾者 故未嘗不欣然欲學之矣. 『이목구심서 3』

혹독한 추위와 무더운 더위에도 하루 종일 정좌(正坐)하고 있다면 나는 이러한 모습을 인위(人爲)라고 말할 것이다.

추우면 춥다고 피한(避寒)하고, 더우면 덥다고 피서(避暑)한다면 나는 이러한 모습을 자연(自然)이라고 말할 것이다.

참아야 할 때는 참고, 참지 않아야 할 때는 참지 않아야 한다. 참아야 할 고통이라면 참고, 참지 않아야 할 고통이라면 참지 않아야 한다.

정작 문제는 참아야 할 때와 참지 않아야 할 때, 참아야 할 고통과 참지 않아야 할 고통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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