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을 뉘우친다면…“같은 잘못은 두 번 다시 저지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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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을 뉘우친다면…“같은 잘못은 두 번 다시 저지르지 않았다”
  • 한정주 기자
  • 승인 2015.06.15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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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이덕무의 『이목구심서』와 『선귤당농소』로 본 일상의 가치와 미학(114)

[한정주=역사평론가] 겉으로는 점잖은 척 단장하고 속마음은 시기와 거짓으로 꽉 차 있는 사람은 좋아하려고 해도 한 푼의 가치가 없고, 미워하려고 해도 역시 몽둥이로 때릴만한 가치조차 없다.

단지 그가 거짓으로 꾸미느라 수고로움을 다하는 꼴이 가련할 뿐이다. 만약 그가 잘못을 뉘우친다면 한 번쯤 가르쳐볼 수는 있을 것이다.(재번역)

外假餙而滿腔子猜詐 愛之不直一文錢 憎之亦不足費一棒打 只憐其作僞甚勞 如悔過堪一敎耳. 『선귤당농소』

‘매심재(每心齋)’는 정약전의 당호(堂號)다. 그의 동생 정약용은 ‘매심재기(每心齋記)’를 지었다. 정약전이 이렇게 부탁해서였다.

“매심(每心)이란 ‘뉘우칠 회(悔)’이다. 나는 뉘우침이 많은 사람이다. 항상 마음에 뉘우침을 새기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재실의 이름을 이렇게 지었다. 네가 기를 써 달라.”

정약용은 말한다. 성인(聖人)과 광인(狂人)의 차이는 “뉘우침에 따라 달라질 뿐이다”고.

공자의 수제자면서 젊은 나이에 요절한 안회(顔回)를 어질다고 하는 까닭은 ‘불이과(不貳過)’에 있다. 같은 잘못을 두 번 다시 저지르지 않았다는 뜻이다.

공자의 또 다른 제자인 자로(子路)를 두고 용맹하다고 하는 이유는 ‘희문과(喜聞過)’에 있다. 자신의 잘못을 남에게 듣는 일을 좋아했다는 뜻이다.

진실로 뉘우친다면 잘못은 허물이 될 수 없다. 다만 작은 잘못은 조금 뉘우치고 잊어버려도 괜찮지만 큰 잘못은 고치더라도 매일같이 뉘우침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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