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의 삼성은 5년 안에 망한다”…현대차그룹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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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삼성은 5년 안에 망한다”…현대차그룹의 선택은?
  • 한정곤 기자
  • 승인 2015.06.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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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를 말한다』의 저자 심정택 씨, “정몽구 회장의 경영지배구조 혁명이 유일한 방법”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지배권 집착이 삼성리스크를 초래하면서 현대차그룹도 같은 길을 밟을지 주목되고 있다.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플레이어의 양대 축이다. 그런데 이재용 승계를 앞두고 ‘삼성리스크’가 가시화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지난 25일 만난 산업분석가 심정택 씨는 독일인 삼성맨 B씨의 말을 빌어 “무언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훈련되지 않은 이재용의 삼성은 5년 안에 망한다”고 말했다.

2000년 초까지 삼성 비서실에서 근무했던 K씨가 최근 삼성 서초사옥과 수원 삼성전자 사옥을 방문한 후 15년 전과 바뀌지 않은 업무 시스템과 스타일 등을 보고 “삼성이 망할 수도 있겠다는 것을 직감했다”고 전한 말도 덧붙였다.

그는 미래 먹거리와 혁신의 불씨를 당길 수 있는 기획기능이 사라지고 자신들이 과거에 무슨 DNA를 가졌는지조차 잊어버린 채 오직 경영권에만 집착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그 참모들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감추지 않았다.

최근 출간된 『현대자동차를 말한다』(알에이치코리아)는 심정택 씨의 이 같은 고민에서 출발한 책이다.

상속에 의한 경영권 승계가 아닌 편법에 의한 자산증식과 기업지배구조 집착에 따른 삼성 리스크는 물론 삼성의 사업 경쟁력 저하까지도 현대차그룹이 국가경제의 최후 보루로 떠안아야 되는 상황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삼성리스크로 인해 한국사회가 감당해야 할 사회적 비용 증가와 기업의 사회적 책무라는 중차대한 역할을 현대차그룹은 물론 정몽구 회장에게서 찾고 있다.

▲ 심정택 씨는 “만약 정몽구 회장이 애플의 스티브 잡스와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처럼 경영권을 정의선 부회장에게 승계하지 않는다면 어떨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심정택 씨는 “정몽구 회장은 이건희 회장과 달리 창업 1.5세라고 칭하는 것이 옳다”고 말한다.

실제 정몽구 회장은 현대차를 물러받기 전까지 1970년대부터 현대자동차써비스를 창업했고 현대정공을 설립해 독자경영을 해왔다.

부친인 정주영 선대회장과 삼촌인 정세영 전 현대자동차 사장으로부터 일정 사업 부문의 이관이나 지원을 받았지만 이는 전폭적이지도, 오랜 기간도 아니었다.

또한 현대정공에서 철도 차량 사업을 하면서 부품 모듈화에 눈을 떠 글로벌 메이커들이 도입한 모듈화와는 상이한 독립된 부품 모듈 공급시스템을 정착시켰다.

즉 은둔형 경영자로 믿고 맡기는 용인술의 이건희 회장과 달리 세세한 것까지 직접 챙기는 현장 경영형의 정몽구 회장이 건재한 현대차그룹에는 여전히 야성이 살아있다는 것이다.

물론 현재 삼성전자와 같이 현재차도 실적부진의 늪에 빠져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통신기기·가전으로 그룹 역량이 집중되고 있는데도 부진을 겪고 있다면 현대차는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한 품질력 제고와 독창적인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아야 되는 궁극적인 전환점이라고 차이를 분석한다.

문제는 현대차그룹이 향후 경영권 승계를 놓고 삼성그룹과 같은 길을 가느냐에 있다.

심정택 씨는 “삼성그룹의 사례에서 보듯 현대차그룹이 정의선 부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겨주기 위해서는 상당 기간 사업 경쟁력 강화와는 무관한 계열사 간 인수합병 등 무리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면서 “그러는 사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은 저하되고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도 발생한다”고 지적한다.

정몽구 회장의 장남인 정의선 부회장으로의 경영승계는 모기업인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현재진행형이다.

그러나 오너의 현금 부족으로 타 계열사에 대한 안정적인 경영권 장악을 위한 지분 확보는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현대글로비스를 중심으로 정의선 부회장의 그룹 경영권 확보를 위한 일감 몰아주기가 지속되고 있다.

정의선 부회장이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현대모비스의 지분율 제고가 관건이다. 아직까지 정 부회장은 현대모비스 보유 지분이 전혀 없다.

금융시장에서는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합병을 통해 정 부회장이 현대모비스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관측하고 있다. 이는 정 부회장이 지분 32%로 최대주주인 현대글로비스를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정 부회장으로 경영권 승계가 완료되기까지는 3년 정도가 지나야 안정적인 거버넌스 체제가 나올 것이라는 게 심정택 씨의 분석이다. 그는 정몽구 회장이 당장 은퇴하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서 찾고 있다.

심정택 씨는 돌연 “만약 정몽구 회장이 애플의 스티브 잡스와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처럼 경영권을 정의선 부회장에게 승계하지 않는다면 어떨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정몽구 회장 일가가 경영승계를 포기하고 대주주로서만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면 한국사회는 국가적으로 산업화와 민주화, 정보화로 인한 사회 변혁 이상의 위대한 국가로 발전할 것이라고 그는 확신했다.

 

또한 경영권 승계에 올인하고 있는 삼성그룹을 멈추게 할 수도 있고, 정몽구 회장은 위대한 경영자 수준을 넘어 역사에 남을 지도자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실 현대차그룹에는 이 같은 개방성의 DNA가 없지 않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은 파트너에게 경영권 간섭을 받을 수 있는 수준의 지분을 양도했고 중국 진출을 위해 기술 수준이 하위에 있는 베이징기차에도 50%의 경영권을 양도한 바 있다.

그리고 이들 사례는 모두 성공적인 결실을 맺고 있다.

심정택 씨는 “정몽구 회장과 현대차 수뇌부의 결단이 필요한 때”이라며 “이미 한 인간으로서의 능력 범위를 벗어난 초글로벌 기업 경영승계에 대한 우리만의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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