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칼날·유목민의 잔혹성을 통해 확산된 세계무역”…『권력과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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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포·칼날·유목민의 잔혹성을 통해 확산된 세계무역”…『권력과 부』
  • 심양우 기자
  • 승인 2015.08.07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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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역사에서 세계 무역은 서로 경쟁하는 세력 간의 군사적·정치적 힘의 균형의 결과다.

무역이 국가의 능력과 동기에 영향을 미쳐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요소가 되기도 하지만 결국은 “정치가 무역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10세기 초반 이슬람 세계는 다른 지역과 지속적으로 교류하며 황금기를 구가했다. 14세기에는 유라시아 대륙 대부분을 연결했던 몽골제국이 대서양에서 일본 영해에 이르는 원거래 무역을 주도했다.

이베리아인이 대발견의 항해를 시작한 16세기 콜럼버스의 주된 경제학적 중요성은 전 세계적인 무역이었다.

19세기 초의 산업혁명은 영국이 가장 많은 영향을 받았지만 필수 원자재는 아메리카의 아프리카인에 의해 생산됐고 완제품은 전 세계 시장에서 팔렸다. 서유럽은 세계 경제를 주도한 반면 동아시아, 남아시아, 동남아시아에 있는 유럽 식민지의 상대적 침체를 확대시키면서 식민지 경제를 잠식했다.

이처럼 세계경제의 진화 과정은 대개 주요 전쟁의 발발이나 제국주의적 확장을 경계로 구분된다. 이전의 중대한 전쟁이나 갈등을 통해 확립된 지정학적 구조 속에서 무역이 행해졌고, 결국 다음 시대의 또 다른 전쟁의 발발로 다른 상황 속에서 새로운 단계를 밟게 된 것이다.

각각의 평화와 번영 그리고 활발한 무역 과정에서도 갈등은 계속되었고, 이는 경제적․지정학적 긴장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래서 전쟁은 세계 경제의 외적 및 내적 충격이라기보다 과거 1000년간의 전개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속성이 되었다.

 

신간 『권력과 부』(에코리브르)는 10세기부터 현재까지 1000년이 넘는 시기의 세계 무역과 경제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특히 지역 간 무역 패턴과 발달과정, 경제와 정치의 상호 관계에 의한 수천 년 동안의 패권 변화에 집중하고 있다.

저자들은 “경제학자들은 제국주의를 비판하기도 약탈은 제국들의 기본 특징이었다”며 세계 무역은 “포병대의 대포나 언월도(偃月刀)의 칼날 혹은 유목민의 잔혹성을 통해 널리 확산되었다”고 주장한다.

이는 현재의 세계화가 수세기 동안의 불균등한 경제 발전 과정에서 파생된 것으로 결국 세계는 다양한 지역이 무역·이민·투자 같은 눈에 보이는 움직임뿐 아니라 오랫동안 정치적․문화적으로 상호 작용하면서 변화하며 형성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무역사 혹은 경제사를 다룬 책들이 서구 혹은 중국 중심적인 것과 달리 이 책에서는 세계를 7개 지역으로 나눠 중요한 역사적·문화적 유대에 기초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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