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철은 청자·이건희는 백자 마니아”…삼성가 국보 컬렉션의 막후 이야기
상태바
“이병철은 청자·이건희는 백자 마니아”…삼성가 국보 컬렉션의 막후 이야기
  • 심양우 기자
  • 승인 2016.02.09 12: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가 살아생전 가장 애착을 보였던 국보 제138호 가야금관(왼쪽)과 국보 제133호 청자진사주전자. <자료=문화재청>

삼성그룹은 현재 두 개의 미술관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의 리움미술관과 용인의 호암미술관이다.

이들 미술관에는 국보 37건과 보물 115건 등 152건의 문화재가 분산돼 전시되거나 보관돼 있다.

국내 대표적인 사립박물관인 간송미술관과 호림박물관이 전시·보관하고 있는 국보와 보물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이 가운데 이병철 삼성 선대회장이 가장 아꼈던 작품은 ‘가야금관’과 ‘청자진사주전자’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국보 제138호인 가야금관은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순간부터 소재를 파악해야 직성이 풀릴 만큼 이 회장의 애착이 대단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청자진사주전자(국보 제133호) 역시 1982년 호암미술관 개관을 위해 2층에 전시실을 마련하면서 30밀리미터 방탄유리로 쇼케이스를 제작할 만큼 끔찍하게 아꼈다고 한다.

신간 『리 컬렉션』(김영사)은 국내 최대의 국보급 문화재를 수집하고 소장한 삼성가의 국보 컬렉션의 막후 이야기다.

저자인 이종선 전 호암미술관 부관장이 이병철에서 이건희까지 이어진 삼성가의 문화재 수집과 박물관에 관련된 각종 사연과 내막을 소개하고 있다.

그는 1970년대 호암미술관을 만들고 지금의 리움미술관까지 이어지는 20여년간 이병철 선대회장과 이건희 회장의 가장 가까이에서 삼성가의 명품 컬렉션을 주도하고 박물관의 건립과 성장을 이끌었다.

저자는 “수집이란 누군가의 욕망을 훔쳐보기에 아주 좋은 방법”이라면서 “무엇을 탐하는지, 또 어떤 이유로 애착을 갖게 되는지, 수집품과 수집하는 태도를 보면 수집가의 성향을 대번에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가 평가한 두 사람의 컬렉션 스타일은 이병철 선대회장이 ‘절제의 미학’을 추구한 반면 이건희 회장은 철저한 ‘명품주의’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비싸다고 판단되는 작품은 누가 뭐래도 구입하지 않았던 이병철 선대회장의 면면과 같이 호암컬렉션에서 명품의 수는 그리 많다는 않다는 것이다. 대신 본인이 판단해서 ‘값이 싸면서 좋다’고 생각하는 작품들을 거두어들이는 경향이 강했다.

그러나 이건희 회장은 값을 따지지 않고 별도 묻지도 않는다고 소개한다. 좋다는 전문가의 확인만 있으면 별말 없이 결론을 내고 구입해 때문에 리움컬렉션에는 명품이 많다는 것이다.

또 이병철 회장이 ‘청자 마니아’라면 이건희 회장은 ‘백자 마니아’였다.

이처럼 이 책에는 묻혀졌던 삼성가가 소장하고 있는 국보급 문화재와 유적의 발굴과 발견에서부터 베일에 싸여있던 수집과 복원 과정, 확보 후에 이루어지는 연구와 기획전시를 통해 세상에 공개되기까지 누구나 궁금했지만 잘 알지 못했던 국보 탄생과 박물관 이야기가 소개돼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