싯다르타의 눈으로 본 자본주의…『붓다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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싯다르타의 눈으로 본 자본주의…『붓다 프로젝트』
  • 심양우 기자
  • 승인 2016.03.07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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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사회를 지탱케 하는 최우선 요소는 인간의 욕망이다. 최소한의 삶을 위해 필요한 물품들을 공유했던 원시사회와 달리 자본주의는 모든 것에 ‘더 많은~’이라는 수식어를 붙여 인간의 저장 욕구를 자극하며 발전해 왔다.

이는 무한경쟁, 무한소비로 이어져 모두가 아닌 일부 소수의 욕망과 욕구의 총족이라는 결과로 귀결되고 있다.

재벌의 폐해가 확산되고 불균형·불평등이 사회문제로 제기되면서 급기야 자본주의 체제마저 뒤흔드는 위협 요인으로까지 부상했다.

소규모 공동체 조직들이 곳곳에서 등장하고 실패한 체제로 인식돼버린 사회주의가 다시 거론되고 있다.

인간의 욕망 총족을 기초로 설계된 자본주의가 소수에 의해 독점됨으로써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원담 스님의 신간 『붓다 프로젝트』(민족사)는 고타마 싯다르타를 통해 현대인들의 욕망, 현대 사회의 모순 등을 비판하고 지향해야 할 대안적 삶의 형태를 보여준다.

붓다 개인의 수행이나 붓다 당시의 시대적 배경에 주목했던 종교서적에서 벗어나 붓다의 눈으로 본 현대인들의 삶, 특히 의식혁명을 이룬 혁명가 붓다가 이끄는 행복의 길을 이해하기 위해 현실 사회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원담 스님은 지금 우리를 괴롭히고 있는 온갖 욕망들이 자본주의 체제를 떠나 만들어진 게 아니라고 말한다. 개인의 마음은 사회적 조건에 뿌리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붓다의 가르침을 프리드리히 니체, 칼 마르크스,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 알렉시스 토크빌 등 근현대 정치·철학가들의 사상과 견주고 체 게바라와 같은 혁명가의 삶과도 비교한다.

또 영화 ‘매트릭스’와 ‘설국열차’ 등을 예로 들어 자본주의 체제와 그 안에 사는 인간들의 삶을 통찰하기도 한다.

“절대 다수가 불행한데 어찌 자기 홀로 행복할 수 있으랴? 타인의 불행에 포위된 자기만의 행복이란 환상에 불과하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우리는 얼마나 더 소유하고, 얼마나 더 일해야 행복해질 수 있는가? 너나 할 것 없이 자기 나름의 행복을 찾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며 바쁘게 살아가지만 갈등과 스트레스, 상처, 부조리한 세상에 대한 좌절과 미래에 대한 불안에 괴로워한다. 너도나도 부자, 슈퍼스타, 권력자가 되기 위해 경쟁하지만 행복은 결코 손에 잡히지 않는다.

책에서는 싯다르타가 품었던 질문과 자신의 삶을 걸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오늘날 우리의 삶을 새롭게 바라보고 새롭게 느낄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왜 어떤 사람은 일하지 않으면서 잘 먹고 잘 살고, 왜 어떤 사람은 죽도록 일만하고 부림을 당해야 하는가?’

‘붓다 프로젝트’는 이와 같은 질문에서 시작됐다. 태어나 처음으로 왕궁을 벗어나 농민들이 일하는 현장을 목격한 싯다르타는 왕족 신분으로 누리는 모든 안락과 편의가 백성의 노동과 희생에서 나오는 것임을 똑똑히 보게 된 것이다.

싯다르타가 성 밖에서 본 것은 우리가 현실에서 하루에도 수십 번 마주치는 장면이기도 하다. 그러나 대다수는 세상은 원래 그런 것이라며 지나친다.

자기 마음이 놓인 자리를 알지 못하고, 내가 사는 세계를 바로 보지 못하고, 그것에 대해 질문하지 않는 것, 답을 찾지 않는 것. 저자는 이것이 무지(無知)와 무명(無明)이라며 싯다르타와 보통 사람의 차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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