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구 신화중학교 수돗물서 중금속 다량 검출…“구리성분 기준치 두 배 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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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천구 신화중학교 수돗물서 중금속 다량 검출…“구리성분 기준치 두 배 초과”
  • 박철성 칼럼니스트·다우경제연구소 소장
  • 승인 2016.07.08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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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화중학교의 마시는 물 수질검사결과 중금속인 구리성분이 검출, 충격을 주고 있다. 기준치(1mg/L)의 두 배가 넘는 2.158mg/L가 검출됐다. 보고서상 기준초과항목의 없음에 대해서 작성자인 김재돈 주무관은 “오타였다”고 밝혔다. <자료=미디어캠프 신원>

학교 수돗물까지 비상이 걸렸다. 다량의 중금속이 검출됐다.

지난 4월18일 서울 강서수도사업소가 양천구 신화중학교의 옥내 급수관 정체수의 수질검사를 했다. 마시는 물로 적합한지에 대한 검사였다.

결과는 부적합 판정이었다. 중금속인 구리성분이 기준치(1mg/L)의 두 배가 넘는 2.158mg/L이 검출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신화중학교만이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먹는 물 분석가 이향연 주무관은(서울 물 연구원) “수질검사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은 물은 인체에 유해하다”면서 “특히 구리성분이 기준치를 초과한 물을 마실 경우 헛구역질, 복통, 간장(肝腸)장애, 중추신경장애, 신장장애, 소화기장애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에 신화중학교의 수질검사를 한 강서수도사업소 김재돈 주무관(수질팀)은 “원래 6시간의 정체 시간을 계획했지만 바쁘고 일정이 여의치 않아 부득이 2일 동안 정체된 시료를 채취, 검사를 했다”면서 “구리 성분이 초과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보고서상 기준초과항목의 ‘없음’이란 내용은 오타였다”고 말했다.

김철 계장(수질팀장)도 “이번 신화중학교의 수질검사는 시설물의 관 상태를 확인하기 위함”이라면서 “신화중학교의 부적합 판정은 동관(銅管)을 사용했기 때문에 그런 결과가 나왔을 것이고 이는 동관이 노후 됐거나 재질이 나쁜 경우”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환경전문가 안일만씨는 “김 주무관의 바빴던 일정 덕분(?)에 그나마 제대로 된 시료를 채취할 수 있었던 것”이라면서 “6시간의 정체시간은 현실적으로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이라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특히 학교의 경우 주말·휴일은 물론이고 방학이 존재해 긴 수돗물 정체시간이 존재하는데 고작 6시간 동안 정체된 시료로 검사한다는 게 말이나 되느냐”면서 “교육청에서조차 학교의 수도배관 관리는 뒷전”이라고 꼬집었다. 적합판정을 받아내기 위한 대한민국의 음용수 수질검사 실태를 고발한 것이다.

그는 또 “신화중학교는 동관으로 급수관을 설치한 지 34년이 지났지만 그동안 배관 청소 등의 급수관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동관 내부에 청록이 심하게 낀데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수도법·먹는 물 관리법에는 수돗물의 수질관리 항목 중 단 한 가지라도 기준치를 초과하면 수돗물 사용을 일시 중단하고, 그 원인을 찾아 개선을 한 연후에 통수를 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강서교육지원청 이원영 과장(보건급수계 평생건강교육과)은 “대부분의 학교 급수 진입 관에 이물질이 있으므로 정수기를 사용하는 실정”이라면서 “우리가 배관교체까지 관장하지는 않는다”고 털어놨다.

이처럼 학교의 급수관은 가정 급수관과는 사정이 다르다. 서울시 상수도 사업본부나 교육청에서 지원되는 예산이 전혀 없다. 따라서 새 배관의 교체는커녕 동관 급수관 내부의 청소나 노후상태 점검조차도 하지 못하고 있다.

신화중학교는 6월28일 2차 수질검사를 받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적합판정을 받았다.

2차 검사는 배관의 정체수 기간을 단축했다. 물론 불법은 아니다. ‘6시간 이상 정체한 시료를 채취한다’는 법규를 십분 활용했다고 할 수 있다. 즉 법에 위배되지 않게 최소의 정체시간만을 거친 시료로 적합판정을 받아낸 것이다. 배관의 교체나 갱생 등의 조치 대신 편법을 택한 것이다.

2차 검사의 시료를 채취했던 미래수질연구원 고영인 이사는 “신화중학교의 경우 6시간 정체된 시료로 검사했다”면서 “현행 법규상 6시간 이상 정체되면 시료로 채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신화중학교 이영숙 교장은 “2차 검사로 적합판정을 받았지만, 배관관리에 각별한 신경을 쓰겠다”면서 “하지만 이번 수질검사와 관련된 정보공개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쉬쉬’하겠다는 태도였다.

또 이 교장은 “어떤 이유였건 신화중학교가 보도되는 것을 허락할 수 없다”면서 “나는 수돗물을 먹지만 아이들에겐 정수기 물을 공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나름 학생들의 건강을 챙기려는 배려로 해석됐다. 그러나 이 또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었다.

확인결과 신화중학교는 C사의 역삼투압 정수기를 통해 마시는 물을 공급하고 있었다.

역삼투압 정수기 물은 산성수(酸性水)다. 미네랄이 모조리 제거된 물이다. 산성수는 마시지 말아야 할 물이라는 것을 수많은 과학적 자료와 증거들이 잘 입증하고 있다. 위해성은 물론이고, 장복 시 나타날 수 있는 각종 질병까지 모두 드러나 있다.

이번 신화중학교의 ‘마시는 물 부적합 판정’만이 문제는 아니다. 전문가들은 전국의 초중고에 설치된 수도 급수관 대부분도 사정은 마찬가지라고 입을 모은다.

더 과학적으로 정체수의 기간별 수질검사를 통해 마실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른 배관 청소와 노후배관의 갱생·교체 등의 대책 마련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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