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주가조작 사건에 개인투자자 ‘피멍’…코스닥 일부 관리종목은 ‘상폐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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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주가조작 사건에 개인투자자 ‘피멍’…코스닥 일부 관리종목은 ‘상폐주의보’
  • 박철성 칼럼니스트·다우경제연구소 소장
  • 승인 2016.08.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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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성의 주간증시] 미국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고조

[박철성의 주간증시] 미국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고조

지난주(1~5일) 국내증시에는 충격적인 주가조작 사건들이 있었다. 개인투자자들 가슴엔 또 피멍이 들었다.

지난 3년간 36개 중소형 상장회사 주식을 36만회에 걸쳐 시세를 조종한 일명 ‘메뚜기형’ 주가조작 일당이 잡혔다. 이들과 공모한 미래에셋대우 소속 임원이 고객 계좌까지 동원해 시세조종에 가담했다.

메뚜기형 주가조작은 마치 메뚜기떼(다수의 계좌를 이용해 인위적으로 주가를 올리는 세력)가 나타나 번개(작전을 통해 하루 만에 주가를 크게 올림)를 치는 것 같다는 의미의 증권가 용어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 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서봉규 부장검사)은 “부산 지역에서 센터장을 맡은 미래에셋대우 임원 이 모씨(50)를 주가조작 세력과 공모해 12억원의 부당이득을 얻은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지난 3일 구속했다”면서 “이씨는 자신의 계좌뿐 아니라 고객 계좌까지 이용해 9개 종목, 83만주를 거래했다”고 밝혔다. 3년간 36개 중소형 상장회사 주식을 36만 회에 걸쳐 시세를 조종한 혐의다.

이들은 대구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트레이딩(매매) 직원 5명을 고용한 뒤 45개의 차명계좌를 통해 주가를 조작했다. 트레이딩 직원 한 명에 3~4대의 컴퓨터로 주식을 매매했다.

회사당 평균 1만건씩의 주문을 넣어 거래량을 늘린 뒤 시차를 두고 차익을 실현했다. 개인투자자와 감독당국이 눈치를 채지 못하도록 치밀하게 계산한 것이다.

시가총액이 1000억원 안팎이면서 유동성(거래 가능 주식)이 적은 중소형주를 타깃으로 삼았다. 여기에는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중견 정보기술(IT)업체 아이리버 등이 포함됐다.

탤런트 견미리씨의 남편 이홍현씨도 또다시 주가 조작 사건에 연루돼 구속됐다.

이씨는 지난 2014년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코스닥 상장사 보타바이오의 주가를 부풀려 유상증자로 받은 주식을 매각해 40억원 상당의 차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이씨는 아내인 견씨의 차명계좌를 주로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이씨가 주로 견씨 명의로 차명계좌를 만들어 이득을 챙겼으며 일부 다른 차명계좌도 이용했다”고 말했다.

견씨 측 변호인은 “견미리 씨는 남편이 구속된 이번 사건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라면서 “견씨의 주식은 1주도 매각되지 않았고 대주주인 건 맞지만 회사 경영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조만간 견씨를 직접 소환해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 ‘청담동 주식 부자’ L씨의 수상한 투자

또한 최근 금융감독원은 ‘청담동 주식 부자’로 알려진 M사 대표 L씨와 그의 동생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L씨 형제가 투자자들에게 허위정보를 퍼트리고 헐값의 장외주식을 비싸게 팔아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진정이 잇따라 접수됐기 때문이다.

L씨는 유사투자자문사인 M사 유료회원들에게 유망 장외주식을 추천했다. 하지만 L씨로 인해 손해를 봤다는 투자자들의 사례가 늘어나자 금융당국이 본격적으로 조사에 착수했다.

피해자들은 금융당국뿐 아니라 서울남부지검에도 민원을 제기한 상태다. 이들은 지난달 24일 피해자 모임을 발족한 뒤 L씨와 그의 동생에 대한 민·형사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남부지검은 케이블TV 예능프로그램 등에서 ‘청담동 주식 부자’로 소개된 L씨 사건에 대한 수사 여부를 검토 중이다.

▲ 코스피 지수 주봉 그래프의 주황색 원형이 예상 동선구간. <사진=키움증권 영웅문 캡처·미디어캠프 신원 제공>

♦ 반기보고서 마감 1주일 앞…코스닥 관리종목 ‘상폐주의보’

코스닥 상장사들의 반기보고서 마감일이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일부 관리종목의 상장폐지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코스닥 상장사들의 반기보고서 마감일은 오는 16일이다. 5일 한국거래소는 “이날까지 반기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거래소는 ‘상장폐지 우려 관련 안내’를 공시한다”면서 “마감일 이후 10거래일 내에도 반기보고서를 제출하지 않거나 보고서 내 감사의견이 부적정·의견거절·감사범위제한으로 인한 한정 등을 받을 경우, 또 반기 말에도 자본잠식률이 50% 이상인 경우 해당 기업에 대한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현재 자본잠식률이 50% 이상이어서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기업들에 대한 투자에 유의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자본잠식률이 다시 50% 이상 나올 경우 부정적인 감사의견이 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개인투자자들은 특별히 조심할 필요가 있겠다.

현재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코스닥 상장사는 총 38곳이다. 이 중 자본잠식률 50% 이상의 사유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코스닥 상장사는 제미니 투자와 코리드, GMR머티리얼즈 등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자본잠식률 50% 이상의 사유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기업들이 이번 반기보고서에서 ‘감사의견 거절’을 받거나 반기보고서를 마감일보다 10거래일 늦게 제출할 경우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간다”고 덧붙였다. 상장폐지 주의보가 발령된 것이다.

♦ 월가, 금리인상 가능성보다 경기회복 지속에 주목

예상을 뛰어넘는 고용지표의 호조였다. 덕분에 투자심리가 살아났다.

그런데 고용지표 호조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 더욱 주목하는 분위기였다. 이 때문에 무역수지 적자가 10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소식도 별다른 악재가 되지 않았다.

5일(현지시각) 뉴욕 증시에서 S&P500 지수는 전날보다 18.62포인트(0.86%) 오른 2182.87을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91.48포인트(1.04%) 상승한 1만8543.53으로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54.87포인트(1.06%) 오른 5221.12로 거래를 마쳤다.

이에 따라 S&P500 지수는 주간 기준으로 0.4%, 다우 지수는 1.1% 상승했다. 나스닥 지수도 이번 주에만 0.6% 올랐다.

반면 경기 방어주인 통신과 유틸리티 업종 지수는 각각 0.17%와 1.38% 하락, 대조를 이뤘다.

♦ 英, 경기부양책으로 3주 최대 상승

유럽 증시가 영국의 추가 경기 부양책과 미국의 고용지표 호조 소식에 3주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기업들의 실적 호조도 호재로 작용했다.

5일(현지시각) 유럽 증시에서 범유럽 지수인 스톡스600 지수는 전날보다 1.1% 급등한 341.38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 7월12일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하지만 주간 기준으로는 0.15% 하락하며 4주 만에 처음으로 떨어졌다.

자동차와 은행주들이 지수 상승을 이끈 반면 헬스케어는 유일하게 전날보다 떨어졌다. 금융 업종 지수가 1.44%, 원자재 업종 지수가 1.82% 상승했다.

영국 FTSE 지수는 0.79% 오른 6793.47로 거래를 마쳤고 독일 DAX 지수는 1.36% 상승한 1만367.21로 마감했다. 프랑스 CAC 지수 역시 1.49% 급등한 4410.55를 기록했다.

이날 유럽 증시는 전날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의 추가 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상승세를 나타냈다. 영란은행은 브렉시트에 따른 경기 둔화를 차단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0.5%에서 0.25%로 0.25%포인트 인하했고 자산매입 한도를 600억 파운드 확대했다.

▲ 코스닥 지수 주봉 그래프. 주황색 원형이 예상 동선구간. <사진=키움증권 영웅문 캡처·미디어캠프 신원 제공>

♦ 美, 대선 앞두고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

하반기 중 최대 이슈는 미국의 대통령 선거다. 여전히 압도적인 후보가 없다. 미국 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최근 ‘미국 대선 모니터링’이란 보고서는 “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면서 “앞으로 지지도, 대선 일정, 공약 변화 등을 지속해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오는 9월26일부터 10월19일까지 대통령 후보 대선 토론이 예정돼 있다. 11월8일엔 대통령 선거인단 선거가 치러진다. 선거인단 투표는 12월9일로 예정돼 있다.

클린턴 후보가 당선될 경우 단기적으로 세제 증가에 따른 기업들의 비용 증가가 이윤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눈길을 끌고 있다.

반면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 과격한 행보 등으로 금융 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을 입을 모으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비용 감소에 따른 이윤 하락 압박이 완화돼 기업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 업종별로는 산업재, 에너지, 국방·항공 업종이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 국내증시, 잠시 쉬지만 갈 길 재촉

국내 증시가 건실한 지지를 받는 이유는 뭘까? 답은 간단하다. 외국인 매수의 힘이다. 그런 외국인이 지난주 한때 매도에 나섰다. 하지만 여전히 매수 우위에 있다.

올해 외국인 순매수는 7조원 규모. 이는 4년 만의 변화다.

그렇다고 외국인이 한국 증시를 특별히 긍정적으로 본다고는 할 수 없다. 다만 신흥국 증시로 자금유입이 지속하자 그 비율에 맞춰 한국 주식 편입 비중을 높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증시가 견고한 다른 이유는 금리와 경기민감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기 때문이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계속되다 보니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대비 하반기의 평균금리 수준은 경기 둔화 정도와 비례해 지나치게 낮은 수준이다. 즉 내년 상반기 평균금리는 투자자들이 우려하는 수준의 경기침체가 발생하지 않는 한 상승할 확률이 높다는 얘기다. 이는 경기여건이 좋지 않아도 경제가 성장한다는 뜻이다.

지난주 정보기술(IT) 업종뿐만 아니라 정유, 화학, 건설, 조선, 항공, 기계 등 경기 민감주의 상승 시도가 빈번해진 것은 이런 기대를 반영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돌다리를 두드리기만 하다보면 자칫 깨질 수도 있다. 돌다리가 확인됐다면 과감히 발을 내딛는 게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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