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업계, 100원 팔아 5원 남겨…5곳 중 1곳은 고위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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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동차업계, 100원 팔아 5원 남겨…5곳 중 1곳은 고위험군
  • 이성태 기자
  • 승인 2016.08.17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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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기업硏, 작년 당기순손실 181개사…25곳은 영업적자·당기순손실·자본잠식 3대 악재

2만기업硏, 작년 당기순손실 181개사…25곳은 영업적자·당기순손실·자본잠식 3대 악재

국내 자동차 업종 1079개사의 영업이익률은 평균 5.3%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100원어치를 팔면 평균 5원 정도만 이익을 남겼다는 얘기다.

또 부채비율이 400%를 넘는 고위험 기업은 5곳 중 1곳 꼴이었으며 48곳은 이미 자본 잠식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2만기업연구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에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상장·비상장 기업 중 자동차 부품과 완성차 제조사, 판매 업체 등 1079개사의 2015년 경영 현황을 분석한 결과 매출 규모는 234조806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삼성그룹 59개 계열사 전체 매출액 272조원의 86% 수준이었다.

작년 한 해 1조 클럽에 가입한 자동차 업체는 19개사로 확인됐다. 이들 19개사가 차지하는 총 매출액은 146조4792억원이었다. 이는 조사 대상 1000여개사 총 매출액의 62.4%나 됐다.

매출 5000억원 이상 1조원 미만 대기업은 29개사로, 이들의 매출 규모는 18조5883억원이었다. 매출 비중은 7.9%였다.

1000억~5000억원 미만 중견기업군은 196개사, 매출액은 41조704억원(17.5%)이었다.

반면 1000억원 미만 중소기업은 835곳이나 됐다. 이들 중소기업의 매출 규모는 28조6685억원이었다.

1000억원 미만 중소업체 중에서도 500억원 이상 1000억원 미만 중소기업은 194개사였고, 500억원 미만은 641개사나 됐다.

500억원 미만 중소기업 매출 규모는 14조9917억원(6.4%), 500억원 이상은 13조6968억원(5.8%)으로 나타났다.

◇ 자동차업계 영업손익,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90% 수준

1000여개 자동차 업체의 작년 한 해 영업손익 규모는 12조1846억원으로 파악됐다. 이는 삼성전자가 작년 한 해 올린 13조3982억원의 영업이익보다 적은 수치다.

국내 자동차 1000여개사의 영업손익액을 모두 더해도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90% 수준 정도밖에 되지 못한다는 얘기다. 조사 대상 1079개 자동차 업체 중 175개사(16.2%)는 작년에 영업적자를 면치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 자동차 업체 중 영업이익 1조 클럽에 가입된 곳은 단 3곳에 불과했다. 현대자동차(4조2672억원), 기아자동차(2조2949억원), 현대모비스(1조9208억원)다.

이들 세 회사에서 올린 영업이익 비중만 해도 69.6%나 됐다. 현대차가 35.0%로 가장 높았고 기아차 18.8%, 현대모비스 15.8% 순이었다.

이들 기업 이외에 영업이익 비중이 1%를 차지하는 곳은 4곳이 더 있었다. 현대위아(4954억원) 4.1%, 르노삼성자동차(3262억원) 2.7%, BMW코리아(2352억원) 1.9%, 일진글로벌(1266억원) 1.0% 등이다.

콘티넨탈오토모티브시스템(1132억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1111억원)도 영업이익 1000억원 클럽에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S&T모티브(882억원)는 자동차 업계 영업이익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영업이익 상위 10개사가 올린 영업이익은 9조9792억원이나 됐다. 이는 자동차 1000여개사 영업손익 규모의 81.9%나 차지했다. 자동차 업계 매출 구조는 중간 허리 층이 두텁게 형성된 것에 반해 실제 이익은 1% 내외에 불과한 10여개 업체에 집중된 셈이다.

이 같은 영업이익 쏠림 현상이 벌어진 이유에 대해 연구소 측은 자동차 업계의 낮은 영업이익률을 원인으로 꼽았다.

1000여개 자동차 회사 중 작년에 영업이익률이 10% 이상 되는 곳은 8.7%(94곳)로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22.4%(242곳)는 5~10% 미만 영업이익률을 보였다. 52.6%(568곳)는 영업이익률이 5% 미만으로 가장 많았다.

영업적자를 본 기업도 16.2%(175곳)나 된 것으로 파악됐다.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한 자동차 업체 중에서도 영업이익률이 10%를 넘는 회사는 현대모비스(10.0%)가 유일했다. 자동차 업종에서 100원을 팔아 10원의 영업이익을 올리기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1000여개 자동차 회사 중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회사는 영업적자를 본 기업 수보다 더 많았다. 181곳(16.8%)이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작년 한 해 가장 큰 당기순손실을 본 기업은 한국지엠으로 9868억원에 달했다. 쌍용자동차도 586억원의 손실을 피할 수 없었다. 대의테크 역시 965억원이나 되는 당기순손실을 맛봤다.

이들 회사의 매출은 644억원으로 당기순손실액은 매출보다 더 컸다. 대유글로벌도 작년 매출은 2037억원이었지만 당기손실액은 219억원으로 힘겨운 한 해를 보내야 했다.

국내 자동차 1079개사의 전체 당기손익 규모는 12조5222억원으로 영업손익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자동차 업계에서 당기순이익이 가장 높은 기업은 현대차였다. 현대차의 작년 당기손이익은 5조4354억원이나 됐다. 조사 대상 1000여개사 전체 당기손익의 43.4%나 차지했다.

이어 기아차 2조4963억원(19.9%), 현대모비스 1조7073억원(13.6%), 현대위아 3391억원(2.7%), 르노삼성자동차 2512억원(2.0%) 순이었다. 이들 5개사의 당기손익 비중은 81.6%나 됐다.

◇ 부채비율 400% 이상 고위험 기업 256개사…48곳은 자본잠식

자동차 업계의 평균 부채 비율은 71.9%나 됐다. 1079개사의 자본 총액은 131조7431억원으로 부채는 94조7532억원이었다.

매출 100억원 이상 업체 중 자본잠식된 기업은 48곳이나 됐다. 베어링아트, 혜인자동차, 에이에스에이김제 등의 회사가 포함됐다.

자본잠식 43개 기업 중에서도 영업적자와 당기순손실 등 3대 악재까지 기록한 업체는 25곳으로 파악됐다. 다른 기업보다 구조조정 대상 1순위 대상으로 꼽히는 회사들이다.

부채비율이 200% 미만으로 재무구조가 안정적인 곳은 1079개사 중 556개사로 51.5%였다. 부채비율 200~400% 미만인 잠재적 위험 기업은 267개사로 24.7%였다. 부채비율이 400% 이상이거나 자본잠식된 기업은 256개사(23.7%)나 됐다. 자동차 업체 5곳 중 1곳은 재무구조가 불안정한 고위험 기업군에 속했다는 의미다.

오일선 한국2만기업연구소 소장은 “자동차 업계는 매출원가가 높고 인건비 비중도 점점 높아지고 있어 이익이 적게 남는 업종에 속한다”며 “특히 상당수 이익은 완성차와 부품 제조사 대기업 몇몇이 독식하고 있는 반면 하청 관계에 있는 중견·중소기업들은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또한 오 소장은 “최근 삼성이 자동차 전장 부품 제조 분야 진출로 자동차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면서도 “자동차 부품 업체들의 이익률 자체가 낮아 후발 주자인 삼성이 최첨단 기술력이 탑재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승부를 보지 않으면 전장 분야를 핵심 먹거리 사업으로 승화하기까지 힘든 과정이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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