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가구’가 주도하는 소비지출 시장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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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가구’가 주도하는 소비지출 시장의 미래
  • 강기석 기자
  • 승인 2013.11.26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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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 경제(Solo Economy) 시장, 2020년 120조원 성장 기대

▲ 1인 가구는 기존 다인(多人)가구 중심의 소비 시장에 새로운 형태의 소비주체로 등장하며 소비구조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최근 주목할 가구구조 변화는 1인 가구의 증가다. 1인 가구는 기존 다인(多人)가구 중심의 소비 시장에 새로운 형태의 소비주체로 등장하며 소비구조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솔로 이코노미(Solo Economy)라는 신조어가 생길만큼 1인 가구는 새로운 소비주체로 급부상했고 이들을 위한 맞춤형 상품의 출시가 줄을 잇고 있다. 1인 가구는 주거비용 및 기본생활용품 소비 등 고정비용의 지출 규모가 다인가구보다 크다. 개인을 중시하는 생활방식은 세부 항목별 소비지출구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6월12일 발표한 <1인 가구 증가가 소비지출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를 통해 증가하는 1인 가구가 소비지출의 새로운 주체로 급부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1인 가구의 증가세가 지속됨에 따라 소비주체로서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이란 분석이다.

산업연구원은 저출산, 고령화, 만혼 등의 영향에 따른 소가족화 흐름이 가속화되어 1인 가구가 2010년 414만 가구에서 2020년 588만 가구로 1.4배나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전체가구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24%에서 2020년 30%로, 2030년에는 전체 가구의 3분의 1인 33%를 차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반면 5인 이상 가구수는 대가족의 해체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연평균 3.1%의 감소세를 기록했고, 이러한 감소세는 2030년까지 지속돼 2030년에는 전체 가구에서 5인 이상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2.9%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2020년 60대 이상 1인 가구 비중 38.3%로 증가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1인 가구는 지난 10년 동안 가장 높은 연평균 증가율을 기록하며 새로운 소비주체로 급부상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의 소비구조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1인 가구의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

1인 가구의 가구주를 성별로 살펴보면 2010년 기준 414만 1인 가구 중 남성은 192만 가구, 여성은 222만 가구로 여자의 비중이 다소 높다. 연령별로는 남성은 28에서 정점을 이루다가 점차 감소하고 여성은 26세에 1차 정점에 달한 후 79세에 2차 정점을 이루는 쌍봉 패턴을 보인다. 이는 혼인과 사별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1인 가구의 교육정도는 대학 졸업 이상이 154만 가구(37.2%)로 가장 많고, 고등학교 졸업 110만 가구(26.6%), 초등학교 졸업 64만 가구(15.4%) 순으로 나타났다. 혼인상태는 미혼이 184만 가구(44.5%)로 가장 많고, 사별이 121만 가구(29.2%), 이혼 56만 가구(13.4%), 배우자 있음 53만 가구(12.9%)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현재 1인 가구의 특징도 시대흐름에 따라 변화가 예상된다. 20대는 2010년 78만 가구에서 2020년 98만 가구로 늘어난 뒤 2030년에는 오히려 82만 가구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저출산의 영향에 따른 것이다. 반면 60대 이상은 2010년 31.5%에서 2020년에는 38.6%로, 2030년에는 48.6%까지 증가하여 전체 1인 가구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현재 1인 가구는 젊은 층의 비중이 높지만 점차 가구주의 연령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즉 산업계에서는 1인 가구를 전체로 묶어 파악하기보다 연령별 소비성향과 패턴을 분석해 소비주체를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1인 가구의 증가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주요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1인 가구 증가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준이다.

1인 가구가 급격하게 증가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개인주의와 자아실현의 욕구가 커지면서 전통적인 결혼관이 퇴색했고 취업률 감소에 따른 경제적 불안감 확대가 젊은 세대의 만혼을 증가시키고 있다. 여성의 학력수준이 높아지고 경제활동 참여가 많아진 것도 초혼연령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우리나라 초혼연령은 1990년 남자 27.8세, 여자 24.8에서 꾸준히 상승해 2010년 남자 31.8세, 여자 28.9세로 4세나 올라갔다. 혼인건수는 1990년 39.9만건에서 2010년에는 32.6만건으로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부모 세대로부터 독립한 젊은 층의 1인 가구가 늘어났다.

중·장년층의 경우 경제적 여건이나 자녀교육을 이유로 아내·자녀와 떨어져 혼자 사는 1인 가구와 이혼에 의한 1인 가구가 대표적인 형태다. 이혼건수의 경우 1990년 4.6만건에서 2010년 11.7만건으로 급격하게 늘어났는데 통계청은 1인 가구 중 이혼 가구는 2011년 63만 가구이며 2030년에는 2배 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 외에도 1인 가구 증가 요인으로는 고령화에 의한 평균수명 상승을 들 수 있다. 앞서 60대 이상 가구주의 1인 가구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평균 수명 연장으로 인한 사별에 따른 독거 노인 가구의 증가와 관련이 있다. 현재 한국은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빠른 고령화를 경험하고 있으며 여성의 평균 수명이 84세, 남성의 평균 수명이 77.2세로 성별 수명차이가 결국 노년층 1인 가구 증가의 또 다른 요인으로 분석된다.

가구구조 변화와 소비지출
우리나라 1인 가구 전체의 소비지출 규모는 2006년 16조원에서 전체 민간소비의 3.3%를 점유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4인과 5인 이상 가구의 소비지출 규모는 각각 165조원(33.9%), 171조원(35.0%)을 기록했다. 하지만 2006년 이후 1인 가구의 급격한 증가와 상대적으로 높은 소비지출 증가율로 인해 2010년 1인 가구의 소비지출 규모는 60조원, 비중은 11.1%로 증가했다.

향후 1인 가구 증가가 소비측면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산업연구원에서 발표한 민간소비지출 전망치와 통계청에서 발표한 가구원수별 소비지출 자료 및 가구전망 자료를 이용해 소비지출 규모를 전망한 결과에 따르면 2020년 1인 가구의 소비지출 규모는 120조원에 이른다. 1인 가구의 소비지출 규모가 전체 민간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0년 11.1%에서 2020년 15.9%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1인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 규모는 2006년 84만원에서 2007년 92만원으로 증가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국내 소비시장 불황의 여파로 감소한 후 2012년 92만원 수준으로 다시 복귀했다. 향후 1인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 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2020년 103만원에서 2030년 120만원 수준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4인 가구의 1인당 소비지출 규모와 비교하면 2010년 1.3배 높은 수준으로 2020년 1.4배, 2030년 1.5배 수준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1인 가구는 가구수 증가에 따른 소비시장에서의 비중 증가뿐만 아니라 개별 1인 가구으 소비지출 규모 역시 증가하는 추세로 전망돼 소비시장에서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솔로 경제(Solo Economy) 시장의 성장 기대
소비시장에서 1인 가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짐에 따라 이들을 겨냥한 솔로 경제(Solo Economy)의 시장 규모의 확대는 가속화될 전망이다. 또 솔로 경제의 부상에 따라 소비시장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젊은 층의 1인 가구 지출은 오락·문화서비스업, 이·미용서비스업, 가정용품 및 가사서비스업, 우편서비스업 등의 부문에서 4인 이상 가구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오락문화내구재(연평균 증가율 27%), 장난감 및 취미용품(24%), 영상음향기기(23%) 등에 대한 소비지출 증가율이 높다.

산업연구원은 젊은 층 1인 가구의 이 부문에 대한 높은 수준의 소비증가율은 ICT 접목을 통한 창조경제 기반 조성에 부분적으로 일조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고령층의 1인 가구는 기타의료서비스업, 복지시설 이용, 기타서비스업 등에 높은 소비지출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1인 가구 소비행태는 의식주 측면에서 개인화·간편화·다양화의 특성을 보이며 교육 부분 지출이 큰 다인 가구 소비패턴과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이러한 성향은 관련 산업들의 성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연구원은 밝혔다.

한정민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새로운 소비 주체인 1인 가구를 위한 새로운 시장들이 열리고 있다”며 “소형주택, 소형주방용품, 소형가전, 소형식료품, 간편 외식산업 등 이른바 싱글슈머(Single consumer)시장 확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13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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