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재산을 부정한 톨스토이…고전소설과 경제학의 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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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재산을 부정한 톨스토이…고전소설과 경제학의 융합
  • 이성태 기자
  • 승인 2014.06.16 07:4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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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경제학자의 문학살롱』…소설로 읽는 경제 원리들
▲ 성장과 경쟁보다는 분배와 보호를 강조하고 개인보다는 공동체를 중시했던 톨스토이.

톨스토이가 살았던 시대는 근대 자본주의가 꽃피던 때였다. 알프레드 마샬 등 전설적인 경제학자들이 경제학의 기본을 닦던 시기이기도 했다.

동시에 자본주의의 모순을 꿰뚫어본 마르크스는 『자본론』을 출간하며 신랄하게 저항했다.

대량생산이 이루어지면서 산업혁명이 절정에 달했지만 동시에 환경 문제와 노동 문제가 급격히 대두되었던 혼돈의 시대이기도 했다.

톨스토이의 경제관은 영미식 주류 자본주의보다는 마르크스 경제학에 가까웠다. 성장과 경쟁보다는 분배와 보호를 강조했고 개인보다는 공동체를 중시했다.

특히 톨스토이는 사유재산을 부정했다. 그는 “돈은 새로운 형태의 예속”이라며 “내가 쓴 책도 출판사를 위해 쓴 게 아니다”고 말했다. 사유재산은 사람을 탐욕스럽게 하고 탐욕스러워진 사람은 결국 파멸한다고 믿었던 것이다.

그러면서 육체노동이야말로 가장 신성한 행위로 보았다. 레닌은 이런 톨스토이에 대해 “러시아 혁명의 거울”이라며 “톨스토이 이전에는 러시아 문학에서 진정한 농민의 모습은 없었다”고 추앙했다.

인문학 열풍과 함께 스크린셀러의 원작 고전소설들도 다시 사랑을 받고 있다.

고전소설의 통과의례처럼 여겨지는 『데미안』부터 『삼국지』까지, 또 어린시절 읽었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빨강머리 앤』『오즈의 마법사』『걸리버 여행기』『어린 왕자』등의 이야기는 비록 어렴풋하지만 강렬한 스토리로 남아 있다.

이처럼 친숙한 스토리들 속에는 ‘샤워실의 바보’와 같은 경제용어를 비롯해 화폐 제도, 세금 상식, 기업 전략 등이 숨어있다.

『메밀꽃 필 무렵』『별』『운수 좋은 날』『날개』등 한국 현대소설에서도 흥미로운 행동경제학을 배울 수 있고 마르크스 자본론과 같은 낱개의 지식으로는 다가가기 힘든 경제이론들로 채워져 있다.

소설의 줄거리를 따라가면서 이해하게 되는 경제 원리는 그만큼 강력하다.

“앨리스는 문 밖에 있는 아름다운 정원에 가고 싶은데, 키가 너무 크다. ‘나를 마셔요’라고 적힌 병을 한 번에 들이켰더니 키가 25센티미터까지 줄어들었다. 그런데 너무 작아져서 탁자 위에 놓인 열쇠를 쥘 수 없게 되었다. 이번에는 ‘나를 먹어요’라고 적힌 케이크를 먹었더니 키가 너무 커져버렸다. 앨리스는 열쇠를 쥐었지만 작은 문을 빠져나가지 못하게 되었다. 앨리스는 그냥 주저앉아 울음을 터트린다.

앨리스의 행동은 경제에서 말하는 ‘샤워실의 바보’와 유사하다. 샤워실에 한 바보가 들어갔다. 바보는 샤워를 하려고 수도꼭지의 더운 물을 틀었다가 너무 뜨겁자 질겁해 얼른 찬물로 수도꼭지를 돌렸다. 그러자 이번에는 물이 너무 차갑다며 다시 더운 물로 수도꼭지를 돌렸다.

 
바보가 수도꼭지만 돌리다가 물만 낭비하고 정작 샤워를 하지 못한 상황을 가리키는 말이 샤워실의 바보다. 이는 1976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밀턴 프리드먼 교수가 정부의 어설픈 경제 개입을 꼬집으며 제기한 우화다.”

신간 『경제학자의 문학살롱』(한빛비즈)은 고전소설과 경제학을 융합시켰다.

톨스토이, 헤세, 카프카, 괴테, 셰익스피어, 조지 오웰 등 거장들의 삶과 작품을 통해 경제사와 세계사를 꿰찬다.

단순히 경제 상식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세일즈맨의 자살, 개츠비의 무모한 기다림, 마법에 걸린 앨리스와 세상에 저항하는 데미안 등을 통해 인간의 내면에 깔려 있는 경제 심리적 이해를 돕는다.

소설의 인물과 사건은 철저히 경제학의 원리를 따른다. 경제학자의 프레임으로 고전소설을 읽는다면 그동안 우리가 읽어왔던 흥미로운 소설은 전혀 다른 이야기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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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단점 2014-12-10 03:30:54
이사람지옥안갈려고굉장히노력했네사기꾼순수한줄로만알았는데그런데외국사람들은왜이렇게이름이길까?10자인가정말길다그리고소련사람들이세계에서제일내성적이야피부는제일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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