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에 골팡이까지”…아파트 환기설비 필터 최대 9년까지 미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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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에 골팡이까지”…아파트 환기설비 필터 최대 9년까지 미교체
  • 이성태 기자
  • 승인 2020.02.0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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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기설비 노후 필터. [한국소비자원 제공]
환기설비 노후 필터. [한국소비자원 제공]

2006년부터 건축되는 100세대 이상 아파트에 환기설비 설치가 의무화됐지만 이용·관리 책임은 전적으로 거주자에게 있고 설비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낮아 필터 교체가 제때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24개 중 환기설비 필터가 설치돼 있는 20개 아파트의 필터는 모두 최소 2년에서 최대 9년까지 교체되지 않아 먼지가 다량 쌓여 있었었다. 심한 경우 곰팡이도 확인됐다.

아파트 환기설비는 탁한 실내공기를 밖으로 내보내고 바깥공기를 필터를 통해 정화한 후 유입시켜 실내 환경을 쾌적한 상태로 유지시키기 위한 설비로 국토교통부 ‘환기설비 유지관리 매뉴얼’에 따르면 환기설비 필터의 권장 교체주기는 약 3~6개월(약 2000~4000시간)이다.

또한 20개 중 14개(70%) 필터는 공기정화성능이 60% 미만으로, 이 중 일부 필터는 사용시간이 권장 교체주기 이내(1000시간)였지만 장착 기간(2~6년)이 오래돼 성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필터의 공기정화성능이 떨어지면 내·외부의 미세먼지에 더 많이 노출돼 건강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

실제 미세먼지 농도가 8일 평균 10㎛/㎥ 증가할수록 파킨슨병으로 인한 응급실 입원 위험이 1.61배 증가하며 신경질환(알츠하이머·우울증)에도 영향을 준다. 또한 미세먼지의 주요 구성 물질(NO2)이 당뇨병 원인 물질로 알려져 있고 입자가 작아 폐포 침착률과 체내 침투율이 높기 때문에 기관지염·천식 등 만성폐질환, 협심증·심부전·부정맥 등 심혈관질환 악화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조사대상 아파트 24개소 중 20개소(83.3%)는 미세먼지 주의보·경보가 발령된 날에도 관리사무소를 통해 환기설비 가동 안내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또한 7개소(29.2%)의 거주자는 세대 내 환기설비 위치를, 14개소(58.3%)의 거주자는 필터 교체의 필요성을 알지 못하는 등 전반적으로 인식이 낮아 관리사무소가 아파트 주민들에게 환기설비의 사용·관리를 안내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국토부에 ‘아파트 환기설비 유지관리 매뉴얼’에 대한 홍보 강화를 요청하고 각 지자체에 조례 제정을 통해 공동주택관리규약 준칙 내에 관리사무소의 아파트 주민들에 대한 환기설비 사용·관리와 주기적인 필터교체 안내를 의무사항으로 규정할 수 있도록 요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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