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사박물관, 청계천변 ‘황학동 벼룩시장’ 재현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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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사박물관, 청계천변 ‘황학동 벼룩시장’ 재현 전시
  • 김윤태 기자
  • 승인 2020.05.13 1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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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사박물관 분관 청계천박물관은 청계천변 황학동 벼룩시장을 주제로 기획전 ‘청계천 벼룩시장, 황학동’을 오는 10월4일까지 1층 청계천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지난 2003년 청계천복원사업 이전 번성했던 황학동 일대 벼룩시장을 주제로 기획된 전시다. 특히 전시회에서는 1980년대 황학동 벼룩시장의 풍경을 연출해 관람객들의 기억 속 서울을 추억할 수 있다.

전시는 서울 도심을 관통하던 청계고가도로 아래 길을 따라 이어진 노점과 점포의 연출과 풍경 재현으로 꾸며진다. 회색 콘크리트 고가도로 아래 골동품을 팔던 노점과 각종 오디오 기기를 파는 점포를 LP판, 유물과 어우러지게 연출한 것이 특징이다.

벼룩시장은 중고품시장을 일컫는 대명사로서 황학동은 개미시장, 도깨비시장, 만물시장, 고물시장, 마지막시장으로도 불리었다. 2000년대 초반까지 그곳에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과 그보다 훨씬 많은 중고품들이 첩첩이 쌓여 있었다.

특히 1980년대 이후 3·1아파트 16동 뒷길은 벼룩시장이 호황을 이루어 황금골목이라 불렸다.

한국전쟁 이후 사람들은 생계를 위해 전쟁으로 쏟아져 나온 군수품과 고물을 황학동에서 사고팔았다. 서민들의 값싼 중고품에 대한 수요가 도심 주변 시장과 연계돼 유통의 마지막 통로로 자리 잡았다. 1970년대 골동품, 1980년대 이후 중고품 등으로 주력물품이 바뀌면서 벼룩시장은 더욱 발전했다.

해방 이후부터 1980년대 초까지 현재 신당역에 위치한 서울중앙시장을 포함한 황학동 일대는 양곡시장으로도 번영을 누렸다. 1960년대 서울중앙시장의 120여개 점포가 쌀을 판매했으며 서울에서 소비되는 쌀의 70%가 서울중앙시장에서 공급됐을 정도다.

황학동이 중고 주방거리로도 유명하게 된 배경으로는 1980년대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을 개최하며 소개된 서구식 식문화와 외식산업의 보편화를 들 수 있다. 사람들은 전통적인 식문화에서 벗어나 점차 유리나 플라스틱으로 된 각종 서구식 주방기구들을 즐기게 된다. 황학동을 관통하는 마장로를 중심으로 현재 중고 주방거리는 형성되어 있으며 인근으로 확대되고 있다.

없는 것이 없는 벼룩시장의 다양한 요소 중 이번 전시에는 먹고, 입고, 취미를 테마로 다양한 유물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추운 겨울의 필수품 빨간 내복, 유행을 선도했던 세로줄무늬 나팔바지, 귀여운 어린이 고무신과 털신 등을 통해 지금의 우리와 다르지 않은 불과 반세기 전 현대 서울 도시생활을 엿볼 수 있다.

진공관라디오에서부터 트랜지스터라디오, 전축, 워크맨 등 각종 대표 음향기기를 전시장에 모아 변천을 보여줌으로써 벼룩시장이 가진 살아있는 생활사박물관으로서의 단면을 보여준다.

현대인의 필수품으로 자리매김한 휴대폰을 비롯한 각종 전자제품과 통신기기의 과거를 카폰, 무선호출기(삐삐), 시티폰과 부피가 큰 브라운관 TV등으로 친숙한 유물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또한 실제 황학동 벼룩시장에서 구입한 개인소장 생활유물인 1980년대 맥주 등 주류와 배터리, 한국 기술로 제작된 최초의 코비카 카메라 등이 공개된다.

벼룩시장은 지난 2005년 청계천복원사업 완료 이후 동묘와 신설동 서울풍물시장 일대까지 확대돼 현재도 주말마다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실제 황학동에서 구입한 개인 애장품인 카메라, 주류 등이 소개돼 전시의 현장감을 더한다.

벼룩시장은 서울사람들에게 희망과 기회의 공간이기도 하다. 실제 황학동 노점생활에서 기술을 축적해서 자신의 삶을 개척한 정광길의 생생한 영상 인터뷰를 통해 고도성장기 서울에서 가졌던 사람들의 꿈을 소개한다.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코로나19-생활 속 거리두기 기간 동안 사전관람 예약제로 운영된다.

서울시공공서비스예약(https://yeyak.seou.go.kr)을 통해 정해진 관람시간을 선택해 예약을 통해 관람 가능하다.

관람 시간은 평일, 토·일·공휴일 10~12시, 13~15시, 16~18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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