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돈화문로)~낙원상가(삼일대로)~종묘 일대를 아우르는 4개 길 총 1.9km 구간이 역사가 어우러진 걷고 싶은 길로 탈바꿈했다.
조선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600년 역사를 압축적으로 품고 있지만 도로·건물이 들어서면서 주변과 단절되고 거리는 좁고 낙후해 발길이 뜸했던 곳이다.
서울시는 창덕궁 앞 일대를 보행 네트워크로 촘촘히 연결하는 ‘창덕궁 앞 도성한복판 주요가로 개선공사’를 이달 말 완료한다고 23일 밝혔다. 2018년 말 첫 삽을 뜬지 2년 만이다.
이 일대는 세계문화유산인 창덕궁, 종묘, 운현궁과 조선 시대 일명 ‘왕의 길’이었던 돈화문로, 악기상점 메카인 낙원상가 등 역사·문화적 자원들이 위치해 도심의 매력과 풍류를 즐길 수 있는 지역이다. 그러나 그동안 공간적으로 단절되고 정책적 관심을 받지 못하면서 활력이 떨어지고 특색 없는 낙후지역으로 인식돼 왔다.
서울시는 이 지역을 2015년 도시재생활성화 지역으로 선정하고 2016년부터 마중물 사업으로 창덕궁 앞 도성한복판 주요가로 개선공사에 착수했다.
창덕궁 정문(돈화문)과 종로3가역을 연결하는 돈화문로는 차로 폭을 최대 3m 줄이고(10m→7m로) 보행로 폭을 최대 6.5m까지 확대했다. 종묘를 에두르는 서순라길은 도로 위 불법 주정차 차량과 적치물을 없애고 돌 포장 보행길을 만들어 종묘 돌담장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어울리는 돌담길로 바꿨다.
낙원상가에서 종묘까지 동서를 잇는 보행로(돈화문로10길)는 폭을 2배로 넓혔다. 50년 역사의 국내 최대 악기상가인 낙원상가 하부 필로티 공간에 최근 문을 연 서울생활문화센터 낙원과 연계돼 유동인구 유입과 지역 활성화를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는 보행자가 최우선되는 공간으로 재편하는 동시에 창덕궁, 종묘, 운현궁 등 풍부한 역사문화자원의 가치를 살리고 도시경관을 개선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창덕궁 일대에 이어 이달 말 도로공간 재편사업이 완료되는 퇴계로와 내년 초 세종대로 사람숲길까지 완성되면 서울 도심의 역사와 문화, 맛과 멋을 즐기며 걷는 보행천국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개선공사가 완료되는 4개 길(총 1.9km)은 돈화문로(창덕궁~종로3가역), 서순라길(종묘 서측 담장 옆), 삼일대로(낙원상가 하부) 3개의 남북축과 이를 동서로 연결하는 돈화문10길(낙원상가~종묘)이다.
류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은 “창덕궁 앞 일대 좁고 불편했던 거리를 보행자 중심의 걷기 편한 거리로 개선하는 이번 사업은 창덕궁 일대 도시재생과 사대문 안 도로공간재편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전략”이라며 “한양도성 한복판에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진 활력 넘치는 명품거리로 변모해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주변 상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마중물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