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매 통해 들여온 ‘호렵도 팔폭병풍’ 국립고궁박물관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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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매 통해 들여온 ‘호렵도 팔폭병풍’ 국립고궁박물관 전시
  • 이성태 기자
  • 승인 2021.02.18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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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은 국외소재문화재재단과 함께 지난해 9월 미국 경매에서 매입해 국내로 들여온 ‘호렵도 팔폭병풍(胡獵圖 八幅屛風)’을 18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공개했다.

‘오랑캐(胡)가 사냥하는(獵) 그림’이라는 뜻인 호렵도는 청나라 황제가 사냥을 즐기는 장면을 묘사한 그림이다.

중국의 명·청 교체 후 정묘호란(1627년)과 병자호란(1636년)을 연이어 겪은 후 조선에는 청을 배척하는 의식이 지배적이었지만 18세기 후반 청의 문물이 대거 유입되며 청의 문화에 관심이 높아지게 된다. 이러한 조선의 복합적인 시대배경 아래 무비(武備)를 강조한 정조(1752-1800년)의 군사정책과 맞물려 호렵도가 제작되기 시작했다.

이번에 돌아온 호렵도는 비단 바탕의 8폭으로 이루어진 연결병풍으로 산수의 표현과 화면 구성이 탁월하며 인물과 동물의 묘사가 생동감 있고 매우 정교해 호렵도 중에서도 수작으로 평가받는다.

호렵도를 처음 그린 화가는 조선의 대표적인 화가 중 하나인 김홍도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김홍도의 작품은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에 기록으로만 남아있으며 현재 국내에 남아있는 대부분의 호렵도 병풍은 민화풍으로 그려진 것이다.

반면 이번에 돌아온 호렵도는 웅장한 산수 표현과 정교한 인물표현 등에서 수준 높은 궁중화풍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 조선 시대 호렵도의 시작을 엿볼 수 있는 작품으로서 이번 환수가 더욱 뜻깊다.

이번에 공개되는 호렵도는 그동안 민화를 중심으로 했던 호렵도 연구의 외연을 확장하고 전시·교육 등 폭넓은 활용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이날부터 박물관 내 궁중서화실에서 국민에게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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