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빚기’ 국가무형문화재 신규종목 지정…보유자·보유단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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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빚기’ 국가무형문화재 신규종목 지정…보유자·보유단체 없어
  • 이성태 기자
  • 승인 2021.06.15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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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제527호 단원풍속도첩 중 ‘점심’.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보물 제527호 단원풍속도첩 중 ‘점심’.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문화재청은 ‘막걸리 빚기’를 신규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지정 대상은 막걸리를 빚는 작업은 물론 다양한 생업과 의례·경조사 활동 등에서 나누는 전통 생활관습까지를 포괄했다.

막걸리는 멥쌀, 찹쌀, 보리쌀 등 곡류로 빚기 때문에 삼국 시대 이전 농경이 이루어진 시기부터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국사기(三國史記)』·『삼국유사(三國遺事)』에 ‘미온(美醞)’, ‘지주(旨酒)’, ‘료예(醪醴)’ 등 막걸리로 추정할 수 있는 내용들이 확인되며 고려 시대 이규보(李奎報)의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 등 당대 문인들의 문집에도 막걸리로 추측되는 ‘백주(白酒)’ 등의 용어가 확인된다.

조선 시대 『춘향전』·『광재물보(廣才物譜)』에서는 ‘목걸리’, ‘막걸니’ 등 한글로 표기된 막걸리를 찾아볼 수 있으며 『규합총서(閨閤叢書)』·『음식디미방』을 비롯한 각종 조리서에서도 탁한 형태의 막걸리로 즐겼을 법한 술들이 담겨있다.

막걸리는 물과 쌀·누룩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이 쉽게 접할 수 있었고 서민의 애환을 달래주는 술의 대명사가 됐다. 농사꾼들 사이에서는 “같은 품삯을 받더라도 새참으로 나오는 막걸리가 맛있는 집으로 일하러 간다”고 할 정도로 농번기에는 농민의 땀과 갈증을 해소하는 농주(農酒)로 기능했다.

또한 막걸리는 예로부터 마을 공동체의 생업·의례·경조사에서 빠지지 않는 요소였다. 오늘날에도 막걸리는 신주(神酒)로 건축물의 준공식, 자동차 고사, 개업식 등 여러 행사에 제물로 올릴 정도로 관련 문화가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이처럼 막걸리 빚기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한반도 전역에서 전승·향유되고 있다는 점, 삼국 시대부터 각종 고문헌에서 막걸리 제조방법과 관련된 기록이 확인되는 점, 식품영양학·민속학·역사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의 학술연구 자료로서의 가능성이 높다는 점, 농요·속담·문학작품 등 막걸리 관련 문화를 통해 한국문화를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다는 점, 전국에 분포한 양조장을 중심으로 막걸리의 각 지역별 특색이 뚜렷한 점, 현재에도 생산 주체·연구 기관·일반 가정 등 다양한 전승 공동체를 통해 막걸리를 빚는 전통지식이 전승·유지되고 있는 점에서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할 가치가 있다고 평가받았다.

다만 한반도 전역에서 온 국민이 전승·향유하고 있는 문화라는 점에서 이미 지정된 김치 담그기, 장 담그기 등과 같이 특정 보유자나 보유단체는 인정하지 않았다.

이번에 지정된 ‘막걸리 빚기’는 2019년 숨은 무형유산 찾기와 국민신문고 국민제안을 통해 국민이 직접 국가무형문화재를 제안해 지정되는 첫 번째 사례이기도 하다.

문화재청은 ‘막걸리 빚기’ 지정을 기념하기 위해 오는 26일 토요일 오후 5시 경기도 수원시 화성행궁에서 한국막걸리협회, 대한탁약주제조중앙회와 공동 주최로 ‘막걸리 빚기’ 국가무형문화재 지정 기념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또한 한국막걸리협회와 대한탁약주제조중앙회는 전국의 26개 막걸리 양조장을 중심으로 26~27일 양조장 투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막걸리에 관심이 있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참가 신청할 수 있다.

참여자는 15일부터 선착순으로 접수하며 참가 신청은 아래의 신청 양식을 작성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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