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 선교사들이 찍은 서울풍경…서울역사박물관, 학술총서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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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선교사들이 찍은 서울풍경…서울역사박물관, 학술총서 발간
  • 김윤태 기자
  • 승인 2022.01.20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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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서울역사박물관]
[자료=서울역사박물관]

서울역사박물관은 최근 학술총서 17 『100년 전 선교사, 서울을 기록하다』를 발간했다고 20일 밝혔다.

2020년부터 시작한 미국 소재 서울학자료 조사의 첫 결실로 뉴저지주 드류대학교 도서관에 소장된 미국 연합감리교회 아카이브(GCAH)의 약 3200건의 서울사진 중 사료적 가치가 높은 180건을 엄선했다.

미국 연합감리교회 아카이브는 미국 감리교 선교사들이 조선으로 건너와 사역을 하면서 찍은 사진들로 국내에 간헐적이고 단편적인 학계 소개나 충남 등 다른 지역의 사진들이 소개된 바 있었지만 서울사진이 대대적으로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과 함께 조선 말기~일제강점기 신문, 상업사자료, 역사자료, 지적도 등 철저한 문헌 조사와 검증을 통해 자세한 국·영문 해제를 더했다. 그간 국내에 소개됐던 미국 내 근대 사진자료가 충분한 분석과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아 세부 사항을 파악할 수 없었던 것과 달리 사료적 가치를 높였다.

미국 감리교 선교사들의 사진은 당시 조선총독부와 일본인이 촬영한 사진에 나타나는 식민주의적인 정치 의도와는 달리 생생한 삶의 현장으로서의 서울풍경과 생활상을 기록한 희귀자료가 많아 서울학자료로서 가치가 크다.

주제는 서울 거리풍경, 한양도성과 궁궐, 학교, 병원과 의학교, 교회, 일상생활 등 총 6개로 분류됐다. 특히 같은 장소의 사진이 시간차를 두고 연속적으로 촬영된 것이 있어 시간의 추이에 따른 서울의 변화상을 비교할 수 있는 점이 흥미롭다.

제1장 서울 거리풍경은 종로, 남대문통, 태평통, 광화문통, 서대문정, 의주통, 본정, 황금정, 욱정, 정동 등 서울 곳곳의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풍경을 담고 있다.

그 중에서도 조선총독부가 대한제국기 고종(高宗)이 하늘에 제를 올리는 제단이었던 환구단을 철거하고 세운 조선철도호텔(1914년 준공)의 건축 장면과 현재 서울도서관 자리인 경성일보사 사진은 1914년부터 1915년 이후까지 건축에서부터 준공, 화재 발생으로 이어지는 서사적 구성을 가지고 있다.

이밖에 익숙한 종로, 남대문통, 태평통, 광화문통, 서대문정, 의주통, 본정, 황금정, 욱정, 정동의 새로운 거리 풍경을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다.

제2장 한양도성과 궁궐은 지금은 멸실돼 보기 힘든 한양도성과 사대문·사소문의 변화와 특징, 경복궁, 경희궁, 덕수궁, 운현궁 등이 피사체로 등장한다.

제3장은 학교로 제4장 병원과 의학교, 제5장 교회와 함께 근대 선교사들이 조선에서 펼쳤던 교육, 의료, 선교사업의 활동영역을 살펴볼 수 있다. 조선에 도착한 선교사들은 발전된 서양의 의료사업과 교육사업을 펼치면서 효과적인 선교활동을 했다.

소개된 학교는 선교사들에 의해 설립된 배재학당, 이화학당, 배화학당, 경성외국인학교, 경신학교를 비롯해 조선기독교대학교(연세대학교 전신), 협성신학교(감리교신학대학교 전신), 피어선기념성경학원(평택대학교 전신) 등의 신학교도 포함돼 있다.

제4장 병원과 의학교는 한국 최초 근대적 여성전문병원인 보구여관, 보구여관 분원인 볼드윈진료소, 릴리안해리스기념병원, 제중원, 한국 최초의 현대식 종합병원이었던 세브란스병원과 세브란스의학교(전문학교) 등의 외부와 내부 진료실, 강의실, 실험실 사진들로 구성됐다. 이 사진들은 근대 의료선교의 일면과 한국에서 근대병원이 어떻게 변천됐는지를 보여준다.

제5장은 교회로 상동교회, 종로교회(중앙교회 전신), 동대문교회, 광희문교회 등 서울 각처에 있었던 교회들을 비롯해 옛 순화궁 터에 여성과 아동보건사업을 펼쳤던 복지재단인 태화여자관 사진 등이 있다.

또한 열렬한 감리교 신자로 알려진 박영효가 1916년 조선에 온 허버트 웰치 감독을 위해 연 환영회 사진도 매우 흥미롭다. 사진 속의 장소는 그의 집과 별장이 있었던 상춘원(현재 종로구 숭인동 72번지 일대)으로 추정되며 웰치 감독과 박영효, 당시 배재학당 학당장이었던 신흥우를 비롯한 참석자들을 알려주는 희귀자료다.

제6장은 서울 사람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일상생활이다. 그동안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1900년대 초에 시작된 한국 야구경기, 전차 안에서 표를 내는 모습, 국수를 말리고 물건을 흥정하는 모습, 간판 제작, 수돗가에서 물 긷는 모습, 한옥을 짓거나 수리하는 광경, 구두 수선공 등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이 촬영된 사진들은 100여 년 전 서울 사람들의 생활상을 생생하게 전달해 준다.

또한 소개된 사진의 수집경위와 선교사들의 서울사진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관련 논고 2편도 함께 수록됐다.

『100년 전 선교사, 서울을 기록하다』는 서울책방(store.seoul.go.kr)에서 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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