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R&D 지원 개발성공률 96%…사업화는 절반 못 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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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R&D 지원 개발성공률 96%…사업화는 절반 못 미쳐
  • 김윤태 기자
  • 승인 2015.02.06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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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R&D 지원 사업의 개발성공률은 96%인데 반해 사업화율은 47.2%로 절반에 불과하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연구개발이 사업성보다는 성공확률이 높은 안전한 과제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다.

6일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핀란드 사례를 통한 중소기업 R&D 지원시스템 비교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한국의 중소기업 R&D 지원과제 개발성공률은 96%였던 반면 사업화율은 47.2%로 절반 수준에도 못 미쳤다.

이처럼 낮은 사업화율은 혁신적이고 파급력이 크지만 리스크가 있는 과제보다 안전하고 쉬운 과제 위주로 지원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한경연은 정부의 중소기업 R&D 지원제도가 혁신적 투자를 가로막고 있다며 “중소기업 R&D사업의 혁신성을 높이려면 핀란드와 같이 성실실패를 용인하는 지원방식을 도입하고 체계적인 관리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핀란드는 혁신적 중소기업들을 다수 배출하고 있다. 앵그리버드를 탄생시킨 로비오(Rovio)가 대표적인 사례다.

배경에는 핀란드 기술혁신투자청(Tekes)을 통한 효과적인 지원 프로그램이 큰 몫을 하고 있다.

보조금 또는 대출 형태로 R&D 사업을 지원하는 핀란드의 경우 성실하게 연구를 수행했지만 대출금 상환이 어려운 기업에게는 대출기한을 최장 20년까지 연장하거나 상환을 면제해주는 등 성실실패를 폭 넓게 용인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보조금 지원 방식만을 채택하고 있다.

한경연은 핀란드의 사례를 참고해 대출 형태의 지원으로 옵션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사업화 가능성이 높은 R&D 사업의 경우 저금리 대출로 지원하고 불확실성이 높은 도전적·혁신적 사업은 현재 지원방식을 유지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출 비중을 높이면 지원자금의 회수 규모가 늘어나 리스크가 높은 R&D 사업에 대해 보다 집중적으로 자금을 지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보고서는 주장했다.

한경연은 또 중소기업 R&D 사업의 사업화율이 낮은 이유로 통합 관리 체계의 부재를 지적했다.

한국은 연간 2조5000억원을 중소기업 R&D 지원에 투입하고 있다. 하지만 부처간·사업간 통합관리를 통한 체계적 지원기능이 미비해 중소기업 한 곳이 여러 지원 사업에 중복 참여하는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핀란드는 R&D 지원 대상 기업의 선정부터 지원·모니터링·평가 전 과정을 Tekes가 통합관리하고 있다. 중소기업청·미래창조과학부·산업통상자원부 등 19개 정부부처와 공공기관이 산발적으로 중소기업 R&D 사업을 지원하고 있는 한국과 전혀 다르다.

한편 한경연은 통합 관리체계가 마련돼 있지 않다보니 사업 지원 과정에서 효율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지원 후 성과 평가도 체계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핀란드 Tekes의 경우 지원 사업의 경제적 성과평가와 함께 고용창출 효과 등 사회경제적(socio-economic) 영향 평가도 수행하고 있다.

2012년 Tekes가 2009년 종결 사업에 대한 고객평가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지원을 받은 중소기업 R&D 사업의 50% 이상이 상업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1만4000유로(한화 약 1723만원)를 지원했을 때 정규직 일자리가 1개 늘어나고 1유로(한화 약 1231원)당 평균 21유로(한화 약 2만6000원)의 매출이 발생했다는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핀란드에 비해 한국은 중소기업 R&D 지원에 대한 경제적 성과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부 지원 사례는 평가가 이뤄지긴 했지만 비용대비 효과가 떨어진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연구에 따르면 중소기업 R&D 사업에 1억원을 지원했을 때 0.67명의 고용창출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태규 한경연 미래전략연구실장은 “R&D 지원 후 체계적인 평가를 통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정책 방향에 반영하는 시스템이 부재하기 때문에 성과도 부진할 수밖에 없다”며 “유사·중복 지원을 막고 전략적 투자를 늘리기 위해서는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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