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공주·옹주가 입었던 혼례복 등 110여점 특별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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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공주·옹주가 입었던 혼례복 등 110여점 특별 전시
  • 이성태 기자
  • 승인 2023.09.13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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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온공주 홍장삼(紅長衫) 앞면, 1830년, 128.5×185.6㎝, 국립고궁박물관. [문화재청 제공]
복온공주 홍장삼(紅長衫) 앞면, 1830년, 128.5×185.6㎝, 국립고궁박물관. [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은 오는 15일부터 12월13일까지 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공주·옹주·군부인(왕자의 부인) 등 왕실 여성들의 활옷 9점을 포함한 관련 유물 총 110여점을 선보이는 특별전시 ‘활옷 만개(滿開)-조선왕실 여성 혼례복’을 개최한다고 13일 밝혔다.

조선 전기 국가기록물에 홍장삼(紅長衫)으로 기록됐던 활옷은 고유 복식의 전통을 이은 긴 겉옷으로 치마와 저고리 등 여러 받침옷 위에 착용하는 대표적인 조선왕실의 여성 혼례복이다.

사치를 배격했던 조선시대에 유일하게 화려한 자수, 가장 진한 붉은빛깔인 대홍(大紅)의 염색, 아름다운 금박 기법 등 많은 노력을 들여 제작했던 만큼 왕실을 넘어 민간 혼례에서도 착용이 허락됐던 옷이기도 하다.

대홍은 8월에 피는 홍화(紅花)로 수십 번의 염색을 통해 얻은 가장 진한 홍색이다. 진홍(眞紅), 목홍(木紅), 토홍(土紅) 등 다양한 홍색 중 얻는 과정이 까다로운 귀한 색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현존 활옷 가운데 유일하게 착용자가 알려진 순조의 둘째 딸 ‘복온공주 활옷(1830년·국립고궁박물관 소장)’ 등 국내에 전하는 활옷 3점과 미국 필드 박물관, 브루클린 박물관, 클리블랜드 미술관,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 활옷을 비롯한 국외소장 활옷 6점 등 조선왕실 활옷의 특징을 잘 간직한 작품들이 대거 나왔다.

특히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 소장 활옷은 지난해 방탄소년단 RM의 후원을 받아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최근 보존처리를 완료한 작품으로 다시 미국으로 돌려보내기 전 국내에서 최초로 선보인다.

활 옷 앞면, 20세기 초, 127.0×172.0㎝,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 [문화재청 제공]
활 옷 앞면, 20세기 초, 127.0×172.0㎝,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 [문화재청 제공]

전시는 총 2부로 구성된다. 먼저 1부에서는 긴 홍색의 옷-홍장삼과 활옷, 가례(嘉禮)·아름다운 왕실의 혼례, 공주-궁을 떠나다 등 3개 세부 주제를 통해 왕실 여성들의 의례복·혼례복과 그에 관한 왕실 문화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왕비·왕세자빈의 육례(六禮)와 비교해 간소한 절차로 치렀던 공주·옹주의 사례(四禮)와 이중 활옷을 착용했던 동뢰를 각종 문헌과 혼례 물품 등 관련 자료를 통해 소개했다. 또한 유일하게 현존하는 박물관 소장의 대형 왕실 ‘교배석(交拜席)’을 영상으로 선보여 왕실 혼례 핵심 공간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 활옷의 자수 무늬를 비교하며 감상할 수 있도록 국립고궁박물관과 국립중앙박물관·클리블랜드 미술관 등에서 소장 중인 총 6점의 국내외 활옷과 함께 민간 혼례에서 착용됐던 사진자료 등도 같이 전시된다.

2부 ‘여러 손길로 정성스레 만든 활옷’에서는 상의원(尙衣院) 등 관청과 장인을 중심으로 온갖 재료를 조달하고 각 재질이나 작업에 따라 세분화돼 완성되는 활옷의 제작과정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 소장 활옷’의 보존처리 과정 등을 살펴본다. 또한 활옷 등에 활용됐던 순조의 셋째 딸 ‘덕온공주 홍장삼 자수본(1837년)’은 조선 왕실 자수의 섬세함과 우수함을 증명해 주는 유물들로 완성된 활옷과 견주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외에도 여러 받침옷을 착용한 후 겉옷으로 완성되는 활옷의 차림과정을 비롯해 활옷 제작 장인의 작업과정을 담은 영상, 활옷 자수를 모티브로 한 미디어아트 등을 상영하고 활옷에 사용되는 실·직물과 같은 기본재료로 활옷 작업 공간을 연출하는 등 평소 접근하기 어려웠던 전통 복식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공간을 마련했다.

특별전시 기간 중에는 활옷의 역사·제작 방법 등에 대해 전문가에게 배울 수 있는 ‘왕실문화 심층탐구 강연’과 ‘공주의 웨딩드레스 활옷’ 체험교육도 함께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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