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삼 심는 친환경단체 『농심마니』…2030년 형(形) 설악산 산삼지도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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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삼 심는 친환경단체 『농심마니』…2030년 형(形) 설악산 산삼지도 공개
  • 박철성 칼럼니스트·다우경제연구소 소장
  • 승인 2015.03.31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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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30년 형(形) ‘설악산 산삼지도’. 이정표는 진전사지 삼층석탑이다. <사진=네이버 지도 캡처>

설악산 산삼지도가 공개됐다. 이번에 공개된 산삼지도는 2030년 형(形). 산삼은 15년이 자라야 진가가 발휘되기 때문이다.

지난 29일 오전 강원도 양양군 강현면 둔전리에 ‘농심마니’ 일행 60여명이 모였다.

농심마니는 문화·예술인들이 모여 대한민국의 명산 계곡에 산삼의 묘삼을 심고 있는 친환경단체다.

1986년 설립돼 매년 3월과 10월 두 차례씩 어느덧 29년의 세월이 흘렀단다. 이날 모임은 농심마니 제57회 산삼심기 행사였다.

회원 대부분은 전날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출발했다. 버스를 대절해 간밤 이곳에 도착했다. 현지에서 합류한 회원들과 밤새우며 회포를 푼 얼굴들이었다.

도보 이동이 시작됐다. 농심마니의 산삼심기 최종 목적지는 철저히 비밀에 부친다. 그리고 누구하나 궁금해 하지도 않는 얼굴들이다. 시쳇말로 ‘닥행’(입 다물고 행진)이다.

얼마를 걸었을까. 설악산 산삼지도의 이정표가 나타났다. 진전사지 삼층석탑이 점잖게 손짓했다. 잠시 들렀다 가란다. 진전사지 삼층석탑(陳田寺址 三層石塔)은 국보 제122호다.

▲ 제문을 쓰고 있는 박인식 회장. <사진=포토그래퍼 김종선>

절기는 봄. 그러나 초여름 날씨였다. 여기서부터 오르막이 시작됐다. 좌측에 저수지 제방이 있다.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설악산 얼음이 녹아 흘러든 계곡형 저수지. 본능적으로 낚시꾼인 필자의 손에 전율이 흘렀다. 아주 짧은 감정이었다.

‘닥행’의 계속. ‘출입금지’ 안내판이 길을 막았다. 산불 예방을 위해 입산을 금한다는 내용이었다.

농심마니 선발대가 초소로 향했다. 초소 근무자를 통해 산림청의 출입허가사항이 확인됐다. 그리고도 한 번 더 주의 사항을 전했다. “극심한 가뭄, 각별히 산불예방과 자연보호에 앞장서 주길 바란다.” 막았던 쇠줄이 느슨해지며 진입로가 열렸다.

숨찬 오르막길, 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성별·연령·표정도 제각각이다. 많은 인원은 아니었으나 구성원이 다양한 만큼 행렬이 길게, 아주 길게 늘어졌다. 앞섰던 일행이 소리쳤다. “여기다. 다 왔다.”

계곡 아래에 도착한 집행위원회는 이미 시산제 준비를 끝냈다. 평평한 바위에선 박인식 회장(64세)이 제문을 쓰고 있었다. 붓 펜을 분필 잡듯 쥐었다. 그리고 쉼 없이 써내려갔다. 일필휘지(一筆揮之), 말 그대로 거침없다. 마치 외운 걸 쓰고 있는 듯 했다.

그런데 상차림이 허전했다. 돼지머리와 떡, 과일이 전부였다. 결정적으로 초와 향이 없다. 농심마니 이상철 총무는 “산불예방 차원에서 부득이 생략했다”고 설명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분명 봄 소풍 분위기였다. 하지만 산신을 부르는 수견 김정남 씨(70세·일명 김 도사)의 피리소리와 함께 숙연함으로 변했다. 누가 먼저랄 것 없다. 모두 큰절을 했다. 다들 나름 무언가를 소망하는 간절한 눈빛이었다.

이어지는 산삼심기. 박 회장은 “우리는 산삼 한 뿌리, 한 뿌리를 하늘에서 내려온 환웅이 머물렀던 아사달 신단수라 여기며 심어왔다. 산삼을 이 땅, 속살 깊이 심으며 신단수의 기운이 되살아나 우리 모두가 신명나게 살아갈 수 있기를 빌자”고 두 손을 모았다. 이는 시대의 병을 치유하자는 일종의 정신운동이자 생명운동을 실천하자는 환경단체, 농심마니의 취지였다.

회원들에게 각각 2년된 산삼의 묘삼이 나눠졌다. 농심마니 회원들은 이날 인근에 모두 500주의 산삼을 심었다.

이번에도 농심마니가 심은 산삼의 묘삼은 박재영씨가 무상으로 제공했다. 박씨는 삼척에서 4대째 대를 이어온 심마니. 그는 농심마니의 산삼심기 운동에 매년 1000주의 산삼 묘삼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국토를 살리는 일에 작은 정성을 보탤 뿐”이라며 말을 아끼고 이내 홍조를 띄는 박씨였다.

▲ “산삼을 심으며 스스로 힐링을 하고 있다”는 농심마니 회원 주정임씨가 산삼을 심고 있다. <사진=포토그래퍼 김종선>

◇심마니 박재영 씨가 말하는 산삼(山蔘)
산삼과 인삼의 종자는 같다. 다만 인삼은 야생 상태에서 생육할 능력을 잃어버렸을 뿐이다.

산삼을 인삼으로 본격재배한 시기는 조선조 중기 이후다. 그 전에도 인삼이라는 말은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재배 삼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산삼의 특징이 사람과 너무도 흡사하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인삼 외에도 산삼에는 취면, 인신, 인미, 변초, 신초, 지정, 옥정, 토정, 활인초 등 10여개의 이명 또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조선조 중기 이전에 이 땅에서 나는 삼은 모두가 산삼이었다. 삼국시대와 고려조와 조선조 초기까지 이 땅의 산은 산삼 밭이었다.

대한민국 산의 70%는 산삼의 묘삼이나 씨앗을 심어두기만 하면 절로 자랄 수 있는 토양의 생육조건을 갖추고 있다. 물론 북위 32도에서 48도에 이르는 북반구의 모든 나라에 삼은 분포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나라의 삼은 가짜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약효 면에서 한국 산삼과는 도저히 비교되지 않는다. 인삼을 산에 심으면 1~2년을 못 넘기고 고사한다.

따라서 한국산을 옛날처럼 산삼 밭으로 되돌려 놓자면 산삼의 묘삼이나 산삼 씨앗을 야산에서 발아시킨 삼의 묘삼을 야산에 이식해야 한다. 산삼이 얼마간 이식되어 살아나면 그 씨앗이 새들의 먹이가 되어 자연적으로 확산 분포된다. 그런 삼을 새가 키운 삼이라 하여 조복삼(鳥服蔘)이라 부른다.

박인식 회장은 “조복삼의 확산 속도는 심마니들이 캐내는 속도보다 빠르다”면서 “그 때문에 전국의 첩첩산중에 산삼 묘삼, 수만 주 만 심어두면 10여년 뒤부터는 이 땅의 산이 산삼 밭으로 되돌아가기 시작한다”고 농심마니의 산삼심기운동에 대해 덧붙였다.

◇단아한 기품, 신라 권위의 상징…진전사지 삼층석탑
진전사의 옛터에 서 있는 삼층 석탑이다. 1966년 2월28일 국보 제122호로 지정되었다. 높이는 5m.

진전사지 삼층석탑은 통일신라 8세기 후반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진전사는 통일신라시대에 창건된 사찰. 정확한 건립연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학계에서는 최소한 8세기 말경으로 추정하고 있다.

진전사지는 도의(道義)가 당나라로 유학 갔다가 821년(헌덕왕 13년) 귀국, 오랫동안 은거하던 곳이다. 터 주변에서 '진전(陳田)'이라 새겨진 기와조각이 발견되어 절의 이름이 밝혀졌다.

탑은 통일신라 석탑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2단의 기단 위에 3층의 탑신을 올렸다. 아래층 기단에는 천의 자락을 흩날리는 비천상(飛天像)이 사방으로 각각 둘씩 모두 여덟이 양각되었다. 비천상은 하늘에 떠다니는 선인(仙人)을 묘사한 그림이나 조각. 주로 너울거리는 천의(天衣)를 걸치고 꼬리가 긴 꽃구름 속에서 악기를 연주하거나 부처에게 공양하는 모습을 하고 있다.

▲ 진전사지 삼층석탑은 통일신라시대 전성기의 정교함과 기품을 유지하고 있으면서도 화려하거나 장식적이지 않다는 게 학계의 평가다. <사진=포토그래퍼 김종선>

또 위층 기단에는 구름 위에 앉아 무기를 들고 있는 팔부신중(八部神衆)이 사방에 둘씩 양각되었다. 팔부신중은 불법(佛法)을 지키는 8종의 신. 천·용·야차·아수라·건달바·긴나라·가루라 ·마후라가를 말한다. 이는 대중을 교화하는 신장(神將), 하늘의 장수를 말한다.

1층 탑신에는 사방불(四方佛)이 각 면마다 양각되어 있다. 지붕돌은 처마의 네 귀퉁이가 살짝 올라가 경쾌하며, 밑면에는 5단씩의 받침을 두었다. 3층 상륜부(相輪部)의 머리장식은 모두 없어지고 노반(露盤)만 남아있을 뿐이다.

이 탑은 통일신라시대 전성기의 정교함과 기품을 유지하고 있으면서도 화려하거나 장식적이지 않다고 학계는 입을 모은다. 또 단아한 모습이 특징이다.

전체적으로는 균형이 잡혀 있으면서 지붕돌 네 귀퉁이의 치켜 올림이 경쾌한 아름다움마저 느끼게 한다.

또한 기단에 새겨진 아름다운 조각과 탑신의 세련된 불상 조각은 진전사의 화려했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불국사 삼층석탑의 장중함이 이 탑에서는 아담함으로 바뀌었으며 불국사 삼층석탑이 중대 신라 중앙 귀족의 권위를 상징한다면 이 탑은 지방 호족의 새로운 문화 능력을 과시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설악산 얼음이 녹은 친환경 계곡형 설악저수지
설악저수지는 강원도 양양군 강현면 둔전리에 소재해 있다. 1976년 착공했고 1980년 준공, 지령 35년이다. 이곳은 한국농어촌공사에서 관리하고 있다.

설악저수지는 설악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다. 빼어난 경관이 자랑거리. 저수지 제방으로 부터 설악산 동쪽 기슭에는 진전사지 절터가 자리 잡고 있다.

진전사는 통일신라시대에 창건된 사찰이다. 16세기경에 폐사되었는데 현재 복원 중에 있다. 저수지 주위에 둔전계곡과 간곡마을 관리휴양지 및 석교마을 관리휴양지가 하류에 위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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