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조선 지식인의 글쓰기 철학…14가지 미학과 철학의 현대적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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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조선 지식인의 글쓰기 철학…14가지 미학과 철학의 현대적 해석
  • 한정주 기자
  • 승인 2015.04.07 14: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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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과 역사에 대한 글을 막 쓰기 시작한 2005년 무렵 『조선 지식인 시리즈』를 엮어 내놓은 적이 있다. 여기에서 조선 문사(文士)들의 ‘문집(文集)’ 속에서 독서, 글쓰기, 말하기, 아름다운 문장, 비평 등과 관련된 글들을 가려 뽑아내 소개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그들의 글을 단순하게 모아 엮어 내는데 만족해야 했다. 이후 2008년경부터 5년 가까이 여러 가지 개인 사정으로 인해 글을 쓰지 못하다가 다시 2013년부터 2년여 가까운 시간에 걸쳐 이덕무의 『청장관전서(靑莊館全書)』』 전편(한국고전번역원 국역본(國譯本) 전 13권)을 문학·역사·철학의 관점에서 새롭게 읽고 해석한 다음 한 권의 책으로 집약해 재구성하는 집필 작업을 하면서 그의 문학적·사상적 동지인 이른바 북학파 혹은 백탑파 지식인들의 글까지 살펴볼 수 있었다.

그리고 마무리되는 시점에 삼봉(三峰) 정도전에서부터 추사(秋史) 김정희에 이르는 조선의 대표 지식인 36명의 호(號)를 통해 그들의 삶과 철학과 문학을 엿보는 또 다른 작업을 하면서 그들의 문집 또한 두루 섭렵해 볼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글을 쓰는 한 사람의 저술가로서 그들의 글 속에 담겨 있는 문장 미학과 글쓰기 철학 및 방법을 꿰뚫어볼 수 있는 안목과 식견을 닦을 수 있었다. 또 다른 글쓰기 공부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덕무를 통해서는 ‘창신(創新)과 동심(童心)의 미학’을, 박제가를 통해서는 ‘차이(差異)와 다양성(多樣性)의 미학’을, 이용휴와 이가환과 홍길주를 통해서는 ‘기궤(奇詭)와 첨신(尖新)의 미학’을, 강세황과 유득공을 통해서는 ‘진경(眞景)의 미학’을, 김창협과 조희룡을 통해서는 ‘소품(小品)의 미학’을, 허균과 강희맹을 통해서는 ‘역설(逆說)의 미학’을, 박지원을 통해서는 ‘법고(法古)와 풍자(諷刺)와 해학(諧謔)의 미학’을, 이익과 이옥을 통해서는 ‘평범(平凡)과 일상(日常)의 미학’을, 성현과 박세당과 강세황을 통해서는 ‘자의식(自意識)의 미학’을, 윤기와 유성룡을 통해서는 ‘우언(寓言)과 의인(擬人)의 미학’을, 이서구를 통해서는 ‘관조(觀照)의 미학’을, 유몽인과 정약용을 통해서는 ‘자득(自得)의 미학’을 배울 수 있었다.

물론 이후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겠지만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편의상 ‘누구는 무엇’이라고 소개하는 것일 뿐 실제 이들의 글 속에서는 한두 가지가 아닌 아주 다양하고 다채로운 문장 미학과 글쓰기 철학을 발견할 수 있었다.

상황에 여기에 이르게 되자 예전 『조선 지식인 시리즈』에서 단순히 모아 엮어 내는데 그치고 말았던 수많은 글들이 새로운 의미와 가치로 다가왔다.

즉 그동안 집필 과정에서 습득(習得)하고 체득(體得)한 조선 지식인의 문장 미학과 글쓰기 철학을 ‘과거의 것’이 아닌 ‘현재적인 가치와 의미’를 갖도록 재해석·재구성한 다음 독자들에게 소개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이르게 된 것이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하지 않았던가?

이에 지난 10여년 동안 다양한 이유와 여러 가지 방식으로 접한 조선 지식인의 수많은 글들을 크게 14가지의 글쓰기 미학과 철학의 주제로 분류한 다음, 그 각각이 추구하고 지향한 글쓰기가 무엇인가에 대한 나름의 해석과 평론을 덧붙여 본다.

매주 화요일 [연재]를 통해 14가지로 분류해 소개하는 조선의 문장 미학 혹은 글쓰기 철학은 좋은 글쓰기 공부의 과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글쓰기 공부에 별반 관심이 없다면 조선 지식인들이 남긴 좋은 글과 아름다운 문장을 단순히 즐기는 것에 그치더라도 다른 곳에서는 쉽게 접하지 못할 감흥과 여운이 분명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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