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작년 말 도입된 신규 순환출자금지제도에 대한 예외조항의 유예기간을 연장하거나 적용조항을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경연은 12일 ‘순환출자규제에 대한 개선방안 검토’라는 보고서에서 “현재 입법 예고된 시행령안이 규정하고 있는 순환출자 현황 공시의무, 규제회피 유형규정 및 과징금 산정기준은 개선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최근 경기침체로 기업구조조정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구조조정 차원의 신규 순환출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데 이를 일률적으로 규제할 경우 원활한 기업구조조정에 장애요인이 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회사의 권리실행을 목적으로 하는 출자전환 등을 한시적으로만 허용할 경우 채권자 등의 권리가 침해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따라서 보고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신규순환출자에 대한 현재의 유예기간을 연장시키거나 적용제외 조항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서는 현재 입법 예고된 공정거래법 시행령안에 대해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먼저 시행령안은 금전신탁이나 명의도용을 규제회피 유형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이러한 일률적 규정은 선의의 경영활동을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계열사로서는 금융거래상 금전신탁이 필요할 수 있는데, 이러한 거래관계가 있는 금융기관이 해당 기업집단 계열사에 투자하는 것을 제한할 경우 오히려 정상적인 금융거래를 제한하는 우를 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명의도용이라는 잣대로 주식의 소유를 규제하려 할 경우 오히려 재산권에 대한 과도한 침해가 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보고서는 “상호출자와 달리 순환출자는 보다 간접적 성격을 가지고 있어 신규순환출자금지 위반에 대해 상호출자금지의 경우와 동일하게 과징금 상한을 취득가액의 10%로 규정하는 것은 과도한 기준”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요구에 따라 기업집단들은 이미 계열사 및 모든 관련 소유구조 자료를 제출하고 있음에도 순환출자 현황을 공시토록 강제하는 규정은 중복적 부담을 부여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한경연 김현종 기업정책연구실장은 ““외환위기 이후 대규모 기업집단에서 순환출자가 증가된 근본적인 원인은 국내 경영권보호장치가 부재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면서 “경영권 보호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순환출자구조를 자율적으로 해소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정책의 원칙적 방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