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이덕무의 『이목구심서』와 『선귤당농소』로 본 일상의 가치와 미학(74)
[한정주=역사평론가] 책을 읽는 사람은 정신을 즐겁게 하는 것이 최상이다. 그 다음은 습득해 활용하는 것이다. 그 다음은 넓고 깊게 아는 것이다.(재번역)
讀書者 怡神爲上 其次受用 其次淹博. 『이목구심서 3』
몸은 세상 가장 천한 곳을 지향해야 하고, 정신은 세상 가장 높은 곳을 지향해야 한다.
무슨 말인가? 가장 짧은 시간과 적은 비용을 들여서 인류의 역사가 도달하고 성취한 가장 높은 단계의 정신과 만나는 즐거움이 독서에 있다는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비록 가장 천한 곳에 몸을 두고 있는 사람도 서책을 가까이한다면 세상 가장 높고 귀한 곳에 있는 ‘정신의 귀족’이라고 할 수 있다.
최상의 독서는 정신의 귀족이 되는 것이다. 책의 내용과 뜻을 습득해 활용하는 것과 넓고 깊게 알기 위해 독서하는 것은 그렇게 해도 되고 그렇게 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독서를 통해 기운과 기백을 기른다면 그 마음에 얽매이는 것이 없게 되어, 세상사 모든 일의 성패(成敗)에 초연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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