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파(石坡) 이하응…60년 세도정치 무너뜨린 ‘바위 언덕’
상태바
석파(石坡) 이하응…60년 세도정치 무너뜨린 ‘바위 언덕’
  • 한정주 기자
  • 승인 2015.05.14 14: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선 선비의 자호(字號) 소사전(92)
▲ 석파 이하응(원내)과 별장 석파정.

[한정주=역사평론가] 자(字)는 시백(時伯). 고종의 아버지 흥선대원군다. 타고난 처세술과 정치적 수완으로 아들을 임금의 자리에 올리고 10년 간 섭정을 하면서 세도정치를 무너뜨리고 왕권강화책을 도모했다.

그러나 조선 역사상 전무후무한 임금의 살아 있는 아버지라는 지위를 이용해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했고 또한 그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수많은 실정(失政)과 악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지금도 서울 종로구 부암동 인왕산 북동쪽에는 흥선대원군의 별장이었던 ‘석파정(石坡亭)’이 일부 남아 있다.

현재 그 주변은 도로가 나고 주택이 들어서 예전 모습에 비해 큰 변화를 겪었지만 바위와 소나무가 어우러진 인왕산과 북악산의 빼어난 자연 풍광이 조금이나마 남아 있다.

원래 이 별장은 철종 때 영의정을 지낸 안동 김씨 세도가문 출신 김흥근의 소유로 ‘삼계동 정자’라고 불렀는데 흥선대원군의 소유가 된 이후 ‘석파정(石坡亭)’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흥선대원군이 ‘석파정’이라고 이름을 붙인 까닭은 주변의 거대하고 수려한 바위 풍경이 별장을 에워싸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날에도 주택이 들어서지 않은 석파정의 뒤편 인왕산 쪽으로는 바위의 빼어난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그리고 ‘바위 언덕’이라는 뜻의 ‘석파(石坡)’는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호(號)가 되었다.

따라서 ‘석파’라는 호는 ‘60년 세도정치’를 무너뜨린 무소불위의 권력 흥선대원군을 상징하는 호칭이나 다름없었다고 할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