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삼성중공업·엔지니어링 합병무산 전철 밟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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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삼성중공업·엔지니어링 합병무산 전철 밟을 수도”
  • 이성태 기자
  • 승인 2015.05.26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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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개혁연대, “삼성물산 주주들 합병비율 불만 소지”
 

제일모직의 삼성물산 흡수합병이 자칫 작년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합병 무산과 같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경제개혁연대는 26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비율은 최근의 주가를 기준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과대평가된 제일모직과 과소평가된 삼성물산의 합병비율에 대한 우려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이날 각각 이사회를 열고 제일모직이 삼성물산을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제일모직이 기준주가에 따라 산출된 합병비율인 1:0.35로 삼성물산을 합병하는 방식이며 제일모직이 신주를 발행해 삼성물산 주주에게 교부할 예정이다.

최근 제일모직의 주가는 작년 12월18일 상장 이후 최고가 수준이지만 삼성물산의 주가는 최저점 수준에 형성돼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이는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큰 불만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자칫 작년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합병 무산과 같은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11월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이 행사한 주식매수청구 규모가 합병계약상 예정된 한도를 초과함에 따라 합병계약을 해제한 바 있다.

당시 삼성엔지니어링에 대한 주식매수 청구금액은 7063억원으로 당초 정한 매수대금 한도인 4100억원을 초과했다.

이들 회사가 계획대로 합병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총 1조6299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주식매수대금을 지급해야만 했던 것이다.

경제개혁연대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결정을 기본적으로 경영판단의 영역에 속하는 사항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사업재편이라는 측면에서는 “현 시점에서 합병이 이루어져야 하는지에 대해 삼성물산의 기존 주주들을 납득시킬 수 있는 명확한 비전 제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경제개혁연대에 따르면 이들 회사는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에 대한 구체적 설명이 결여돼 있다.

현재 공시된 두 회사 간 합병의 목적은 “제일모직이 보유한 다양한 사업영역 및 운영 노하우와 삼성물산이 보유한 건설부문의 차별화된 경쟁력 및 해외인프라를 결합함으로써 매출과 이익 증대 등 외형성장과 신규 유망사업 발굴을 통해 초일류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함”으로 기재돼 있다.

그러나 경제개혁연대는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그룹 3세로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사업재편으로 보고 있다. 실제 삼성그룹은 현재 사업구조 개편작업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이 같은 깜짝쇼 형식의 인수합병 발표가 아니라 승계를 위한 사업재편이 과연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효율적인지 여부에 대한 회사 측의 보다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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