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삼성물산, 주주 희생만 강요…합병 정당화 근거 빈약”
상태바
엘리엇 “삼성물산, 주주 희생만 강요…합병 정당화 근거 빈약”
  • 이성태 기자
  • 승인 2015.06.26 09: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합병은 7조8000억원의 장부가치가 어떠한 보상도 없이 제일모직에 넘어가는 것”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26일 “삼성물산·제일모직의 합병은 기업지배구조기준에 위배된다고 지속적으로 확고하게 믿고 있다”고 밝혔다.

엘리엇은 이날 인터넷 홈페이지에 ‘제일모직의 삼성물산 합병 제안에 대한 엘리엇의 추가 관점’이라는 제목의 자료에서 “삼성그룹은 기업지배구조기준을 준수하고 그에 따라 삼성물산 주주들의 가치를 적절히 산정해 기업지배구조를 개편해야 한다”면서 “합병은 위법”이라고 말했다.

15페이지 이르는 자료에서 엘리엇은 “삼성물산측이 19일 제공한 투자자 프레젠테이션은 합병을 정당화할 어떠한 적절한 근거도 제공하지 못했다”면서 “합병에 따른 이익도 빈약한 근거에 기인해 추측성으로 제안한 것으로 의문스러운 점이 많다”고 판단했다.

즉 삼성물산의 사업 및 자산의 실질적 기본 가치를 무시했으며 제일모직 및 추정 합병 사업체의 수익 및 수익성 성장에 대해 투기적이고 지지하기 힘든 장기적 예측을 채택했다는 것이다.

또한 독립적인 분석이나 자문을 근거로 하지 않고 서둘러 결정했다는 인상이 짙고 합병의 가치파괴적 특성에 대해 엘리엇이 명시적이고 반복적인 경고를 했음에도 그러한 제안이 발표됐다는 점을 꼽았다.

엘리엇은 “합병은 7조8000억원의 장부가치가 어떠한 보상도 없이 삼성물산의 주주로부터 제일모직 주주에게 넘어가는 것”이라면서 “수익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 이익성장률과 제시되는 시너지 효과, 합병이 결의된 절차의 독립성에 대한 의혹에 대해 삼성물산 주주의 최대 이익에 부합하도록 행동할 이사회의 의무에 대한 우려가 심화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엘리엇은 “합병을 고려하기 위해 삼성물산 임시주총이 소집된다고 하더라도 삼성물산 주주들이 합리적으로 합병 제안에 대해 찬성투표를 할 현실적인 근거가 없다”고 못박았다.

엘리엇은 “잠재적인 지배권의 승계작업을 위해 삼성그룹의 구조개편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지지하지만 적절한 기업지배구조 개선책이 없는 상황과 삼성물산 주주들의 명백한 희생에 기초해 진행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물산과 엘리엇은 다음 달 17일 주총을 앞두고 위임장 확보전(프락시 파이트)을 벌이고 있다.

삼성의 우호 지분은 삼성계열사 및 특수관계인 지분 13.8%와 KCC 지분 5.96%를 합한 19.8%다.

이에 맞선 엘리엇은 7.1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삼성물산 소액주주들이 엘리엇 측에 힘을 보태고 있는 한편 10.15%의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까지 가세할 경우 표 대결의 결과는 예측이 불가하다.

특히 국민연금은 최근 SK C&C와 SK㈜의 합병에 반대표를 던져 삼성그룹의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