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이덕무의 『이목구심서』와 『선귤당농소』로 본 일상의 가치와 미학(134)
[한정주 역사평론가] 푸른 물감을 연근(蓮根) 밑에 묻으면 푸른 꽃이 피고, 어린 소나무를 가운데 뿌리는 끊고 잔뿌리만 남겨서 주먹 같은 돌을 발라낸 곳에 이어 심으면 언개송(偃蓋松)이 되고 꿀을 밥에 타서 참새새끼를 먹이면 흰 빛깔이 된다.
흰 말의 굽으로 가서(假犀)를 만드는데 그 말이 병들어 죽게 되면 작은 쇠망치로 그 굽을 피가 알록알록 나게끔 두들긴다. 말이 죽으면 그 굽을 벗겨서 무슨 그릇을 만들면 무늬와 결이 대모(玳瑁)와 같다. 이것이 어찌 천리의 바른 것이겠는가.
埋靑靛於蓮根下 則開靑花 稚松 伐斷其中根 只餘四方鬚根 拳石當其斷處而種之則作偃盖松 雀雛 以蜜和飯飼之 成白色 以白馬蹄 爲假犀者 馬病垂死 以小鐵槌扣其蹄 血斑斑 死則脫其蹄 爲器用 紋理如玳瑁 是豈天理之正者耶. 『이목구심서 1』
나는 분재(盆栽)나 정원수(庭園樹)를 좋아하지 않는다. 자연이 만들어놓은 그대로가 좋다.
왜 인간은 자연을 자신에게 맞춰 길들이고 자기 마음대로 뒤틀어놓는가? 사람에 의해 변질되지 않은 타고난 그대로의 자연을 즐거워 할 따름이다.
자연만 그렇겠는가, 사람 역시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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