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피해액 1년 만에 499억원 증가…NH농협은행, 대포통장 관리 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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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피해액 1년 만에 499억원 증가…NH농협은행, 대포통장 관리 우수
  • 이성태 기자
  • 승인 2018.02.05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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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이 25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피이스피싱 피해액은 2423억원으로 1년 전보다 499억원(26.0%) 증가했다.

가상통화를 피해금 인출수단으로 악용하는 등 신종 수법의 등장으로 대출빙자형 피해가 34.4%(461억원) 급증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 <자료=금융감독원>

실제 지난해 하반기 들어 148억원이 가상통화로 악용됐다. 이는 피해액 증가분의 30%에 해당하며 건당 피해금(1137만원)은 전체 보이스피싱 건당 피해금(485만원)보다 2.3배에 달했다.

반면 대포통장 발생 건수는 4만5422건으로 은행권의 FDS와 모니터링 강화 등에 힘입어 전년 대비 2.6%(1204건) 줄었다.

지난해 보이스피싱 사기범들은 피해금을 현금화시키기 위해 기존 대포통장 대신 가상통화를 악용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가상통화는 금융권의 의심거래 모니터링과 자동화기기 인출 제한(1일 600만원, 100만원 이상 입금시 30분간 지연 인출)이 적용되지 않아 거액의 출금이 가능하며 자금추적이 어렵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금감원은 소비자경보를 발령했지만 지난해 12월에는 1인에게 8억원의 피해가 발생하는 등 하반기 들어 가상통화 취급업소로 송금된 피해액이 크게 늘었다.

대출빙자형 사기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서민들의 자금수요를 악용해 저금리 대환대출을 빙자해 기존 대출원금을 편취하는 수법으로 피해액이 전체의 74.5%를 차지했다.

대출빙자형은 발신번호 변작, 오토 콜(Auto call)을 통한 무차별적인 문자메시지 발송과 더불어 금융회사의 실제 영업과 식별이 어려울 정도로 그 수법이 한층 정교화·지능화되고 있다.

특히 대출 수요가 많은 40·50대가 전체 피해자 대비 62.5%, 피해액대비 66.0% 등 다수를 차지했다.

정부기관 사칭형은 20~30대 젊은 여성이 표적됐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피해건수는 줄고 있지만 교사, 간호사, 비정규직 등 20~30대 젊은 여성이 표적이 되어 건당 피해금(803만원)은 오히려 20.4% 증가했다.

특히 20~30대 여성의 피해액은 정부기관 사칭형의 절반 이상(54.4%)이며 건당 피해금은 전체 건당 피해금(485만원)의 1.8배에 달했다.

이들은 결혼자금 등 목돈을 모았을 가능성이 높고 사회 초년생으로 사기에 대한 경험이 적은 상황에서 신분상 불이익 등을 우려해 사기범에게 쉽게 속는 경향을 보였다.

개인정보를 악용해 맞춤형 보이스피싱을 시도하는 사례도 있었다. 사기범은 광범위하게 유출된 개인정보를 악용해 성별·연령대별로 취약 계층을 표적으로 삼아 보이스피싱을 시도했다.

실제 지난해 9월 피해금 1000만원 이상인 20~30대 여성 피해자(51명)를 대상으로 전화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원이 사기범이 개인정보를 미리 알고 전화했다고 응답했다.

사기범들은 20대 남성을 대상으로 한 취업사기와 20~30대 여성을 대상으로 정부기관 사칭형, 40~50대를 대상으로 대출빙자형, 50대 이상을 대상으로 납치형 보이스피싱을 집중적으로 시도했다.

은행권의 대포통장은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인 반면 풍선효과로 제2금융권에서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은행권역의 의심거래 모니터링 강화 등에 힘입어 대포통장은 전년 대비 2677건(8.0%)이나 줄었다. 다만 새마을금고 824건(25.9%), 우체국 413건(15.0%) 등 제2금융권에서 발생 건수가 증가했다.

급여 이체 등 주거래 통장으로 이용하지 않는 제2금융권의 통장을 양도하는 경향도 발생했다.

한편 대포통장 관리는 NH농협은행이 우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객 수 1500만명 이상인 대형은행 중 NH농협은행이 고객 수 대비 대포통장 발생 건수가 가장 적게 나타난 것이다.

금감원은 타사 평균 3~4인 대비 모니터링 요원(총 8명)이 많고 모니터링 운영 시간도 길어 사기범들이 대포통장 이용을 꺼리는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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