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균파장 방출 않는 자외선 살균제품…오존 발생한 제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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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균파장 방출 않는 자외선 살균제품…오존 발생한 제품도
  • 이성태 기자
  • 승인 2020.12.23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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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자외선 살균제품이 UV-C(살균파장)가 방출되지 않아 살균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자외선이 방출되는 제품의 절반 이상은 보호장치 등이 없어 사용 시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시중에 유통·판매 중인 직류전원 자외선 살균제품 25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3개(9.0%) 제품은 UV-C 파장이 방출되지 않았다.

1개 제품은 UV-C 파장이 방출된다고 광고했지만 UV-A 파장만 방출됐고 2개 제품은 살균·소독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UV-A 파장만 방출됐지만 각종 세균에 살균효과가 있는 것처럼 광고하고 있었다.

[자료=한국소비자원]
[자료=한국소비자원]

자외선 살균·소독 제품에는 세균·바이러스 등의 DNA(또는 RNA)를 파괴할 수 있는 UV-C 파장이 이용된다.

자외선(UV)은 파장의 길이에 따라 UV-A(400~315nm), UV-B(315~280nm), UV-C(280~200nm), Vacuum UV(200~100nm)로 분류된다.

240nm보다 짧은 파장을 방출하는 UV-C 램프는 공기 중 산소분자를 분해하기 때문에 인체에 유해한 오존이 생성될 수 있다.

그러나 조사대상 25개 제품 중 1개(4.0%) 제품에서 오존이 0.5ppm 이상 발생했다. 이는 ‘가정용 및 이와 유사한 전기기기의 안전에 관한 요구사항(국가기술표준원고시 제2016-369호)’ 기준(0.1ppm 이하)을 5배 이상 초과하는 수준이다.

오존은 흡입 시 후두점막·기관지·폐세포 등의 손상을 유발해 호흡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으며 과다 노출 시 기침·메스꺼움·두통·실신에 이르기도 한다.

또한 25개 제품의 광생물학적 위험성을 평가한 결과 5개(20.0%) 제품은 위험그룹2, 16개(64.0%) 제품은 위험그룹3에 해당됐다.

그러나 위험그룹2 이상으로 평가된 21개 중 11개(52.4%) 제품은 자외선에 대한 인체 노출을 방지하기 위한 보호장치가 없었고 14개(66.7%) 제품은 자외선 노출 위험에 대한 경고표시가 없어 제품 사용 중 소비자의 눈·피부 등이 자외선에 노출될 위험이 높았다.

6개 제품은 보호장치를 설치하지 않았고 경고표시 누락이 중복되기도 했다.

전기제품분야 국제표준인 IEC 62471, IEC 62368과 세계조명협회의 ‘UV-C 안전가이드라인’에서는 자외선을 방출하는 제품은 자외선량에 따른 광생물학적 위험성을 평가해 위험그룹에 해당되면 사용자의 눈·피부 등에 노출되지 않도록 보호장치(차폐, 전원차단 등)를 설치하고 경고표시(자외선 방출 사실과 눈·피부에 위해할 수 있다는 내용)를 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광생물학적 위험성은 자외선 노출에 의해 홍반·피부암 등 피부와 광각막염·결막염·백내장 등 눈 손상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성을 말하며 위험정도에 따라 면제그룹(광학적 위험이 없음), 위험그룹1(광원을 직접 눈으로 보거나 장시간 노출되지 않으면 위험하지 않음), 위험그룹2(노출을 회피한다면 위험을 초래하지 않음), 위험그룹3(일시적인 노출에도 위험함)으로 나뉜다.

유럽연합과 미국(UL인증)은 자외선이 방출되는 모든 전기전자제품을 대상으로 광생물학적 위험성을 평가하고 위험그룹에 따라 보호장치 설치와 경고·주의문구 표기를 의무화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전기소독기를 안전확인대상 전기용품으로 관리하고 있음에도 직류전원 42V 이하의 제품은 안전확인대상 전기용품에서 제외하고 있어 대부분의 직류전원 자외선 살균제품은 안전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국가기술표준원에 직류전원 자외선 살균제품의 안전기준 마련을 요청할 예정이다.

또한 소비자들에게는 자외선은 눈·피부 손상을 유발할 수 있어 자외선 살균제품 구입 시 전원차단·차폐 등 보호장치가 있는 제품인지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하며 자외선 광원이 외부로 노출돼 있는 제품을 사용할 때에는 장갑·보안경 등을 착용해 자외선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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