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사편찬원, ‘한양 사람들의 집’ 온라인 강좌 수강생 모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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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사편찬원, ‘한양 사람들의 집’ 온라인 강좌 수강생 모집
  • 이성태 기자
  • 승인 2021.01.29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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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사편찬원은 오는 3월5일부터 온라인으로 2021년 서울역사강좌를 진행한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강좌는 ‘코로나시대, 다시 집을 생각하다’라는 큰 주제로 조선시대~근현대 서울사람들의 집에 대한 이야기를 14개 주제로 나누어 다룬다.

강좌는 전봉희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의 ‘한양사람들의 집은 어떻게 생겼을까?’라는 주제로 시작한다. 매주 금요일마다 14시부터 2시간씩 운영 예정이며 비대면 화상회의(Zoom) 방식으로 진행한다.

오늘날 집은 대단히 사적인 공간이다. 1인 가구도 점차 늘어나고 있으며 4인 가구가 평균인 시대다. 하지만 조선 시대 한양사람들은 조부모·부모·손자까지 3세대는 기본이었으며 양반들은 노비들까지 함께 살았다. 인구가 과밀했던 한양에서는 빽빽하게 주택이 자리했다. 공간의 한정이 있다 보니 꺽음집 같은 한양만의 스타일도 만들어졌다.

건물로서 집을 올리기도 어려웠지만 집을 운영하는 일도 만만치 않았다. ‘묵재일기’를 쓴 한양선비 이문건은 말 안 듣는 노비 덕에 하루가 멀다 하고 속을 끓였다. 이와 달리 병자호란 때 피난길에 오르며 ‘병자일기’를 남긴 남평 조씨 부인은 노비들의 도움을 받아 지방에 있는 농장을 잘 경영한 덕에 끼니 걱정 없이 가계를 운영할 수 있었다.

한양 사람들의 집이 생계 공간이었던 것만은 아니다. 18세기 서울의 독서인 유만주는 책을 읽으며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흠영’에는 책이 가득찬 서재를 꾸리는 상상을 했던 순진한 선비의 모습도 묘사돼 있다. 뿐만 아니라 모던스타일·미니멀스타일의 인테리어가 요즘 유행인 것처럼 선비들은 괴석, 다양한 꽃을 심은 화분, 석류, 매화, 좋은 목재를 골라 만든 가구로 인테리어도 했다. 이렇게 잘 꾸린 집에 술 한 잔 함께 할 수 있는 벗을 초대하는 풍류도 있었다.

한편 한양사람들과 오늘날의 공통점은 집구하기가 만만치 않았다는 점이다. 한양의 집값은 조선 시대에도 비싸 지방 출신 선비들은 과거에 붙어도 머물 집을 못 구해 셋방살이를 했다.

겨우 집을 마련해도 몰랐던 집주인이 나타나거나 소유권 분쟁도 생겼다. 이와 달리 고위층 관료의 집안일을 도와주며 한양 토박이로 부를 축적한 중인들도 있었다. 집 구하기가 어렵다보니 한양에는 집 중개인인 집주릅(가쾌)이라는 직업도 생겨났다.

강의 내용은 도서로도 발간해 오는 2월 말부터 서울책방(739-7033)에서 온라인으로 1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일반 역사 대중서로 출판되기 때문에 수강생이 아니더라도 서울역사에 관심이 있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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