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평균 수명 76.8세…국민 기대수명 6.7세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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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평균 수명 76.8세…국민 기대수명 6.7세 낮아
  • 이성태 기자
  • 승인 2022.03.0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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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XO연구소, 75세 이전 사망 35% 내외…90세 이상 장수 비중 15%

국내 재계는 올해 2월 그룹 총수 두 명의 큰 별을 잃었다. 구자홍 LS그룹 초대 회장과 김정주 넥슨그룹 창업주다.

1946년 태어난 구자홍 회장은 향년 76세, 1968년생인 김정주 창업주는 54세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 특히 국내 게임 산업 발전에 큰 역할을 한 김정주 창업주는 20년 이상 경영 활동을 펼쳐갈 수 있는 젊은 총수임에도 일찍 세상을 떠나 재계의 충격이 컸다.

두 그룹 총수의 별세를 계기로 오너일가의 수명(壽命)이 관심사다. 사망한 국내 재벌가 60여명의 평균 수명은 77세로 조사됐다. 이들 중 90세 이상 비교적 장수한 경우는 15% 정도였고 60세 이전에 별세한 비중도 10% 수준이었다. 5년 단위별로 구분해보면 85~89세와 75~79세 사이 타계한 경우가 많았다.

3일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1997년부터 관리해온 대기업집단(그룹) 중 지난 1일 이전 사망한 전·현직 총수를 비롯해 주요 오너 경영자는 62명으로 평균 수명은 76.8세였다.

평균 수명보다 긴 경우는 36명(58.1%)이었다. 향년 나이순으로 놓고 보더라도 62명 중 78세가 중간에 해당했다. 이는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국민 기대수명 83.5세보다 6.7세 낮다. 실제 84세 이상 삶을 누렸던 재벌가는 62명 중 22명으로 3분의 1 수준 정도에 그쳤다.

5년 단위별로는 향년 85~89세 사이가 12명(19.4%)으로 최다를 차지했다. 이 중 향년 85세와 86세가 각각 4명으로 많았다. 이종덕(1915~2000년) 세아그룹 창업주, 박경복(1922~2007년) 하이트진로그룹 창업주, 구자원(1935~2020년) LIG그룹 회장, 정상영(1936~2021년) KCC 명예회장의 별세 시점은 서로 달라도 향년 85세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정주영(1915~2001년) 현대 창업주, 신용호(1917~2003년) 교보생명 창업주, 정인영(1920~2006년) 한라그룹 명예회장, 구평회(1926~2012년) E1 명예회장은 86세에 생을 마감했다는 점이 닮았다.

80대 후반 다음으로는 75~79세에 세상을 떠난 이들은 11명(17.7%)으로 많았다. 70대 후반 중에서도 조홍제(1906~1984년) 효성그룹 창업주, 이재준(1917~1995년) DL그룹 창업주, 이건희(1942~2020년) 삼성전자 회장처럼 향년 78세인 오너경영자가 3명 있었다.

이어 80~84세 8명(12.9%), 90~94세·60~64세 각 7명(11.3%), 70~74세 6명(9.7%), 65~69세·50~54세 각 3명(4.8%), 95~99세·55~59세 각 2명(3.2%) 순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자 중에는 40대에 세상을 일찍 떠난 경우도 1명(1.6%)도 있었다. 이번 조사에서 100세 넘은 재벌가는 명단에 없었다. 75세 이전 별세한 재벌가도 22명(35.5%)으로 평균 3명 중 1명꼴 수준이었다.

조사 대상자 중 90세 이상 비교적 장수한 오너는 9명(14.5%)으로 조사됐다. 가장 장수한 총수는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였다. 신격호 창업주는 1922년 태어나 2020년 생을 마감해 향년 98세였다. 조사 대상자 중 가장 긴 삶을 영위했다. 다음으로는 김상하(1926~2021년) 삼양그룹 회장이 95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하며 비교적 장수한 오너가 중 한 명으로 꼽혔다.

이어 구자경(1925~2019년) LG그룹 명예회장 94세, 구태회(1923~2016년) LS전선 명예회장 93세, 이동찬(1922~2014년) 코오롱그룹 회장 92세, 이인희(1928~2019년) 한솔그룹 고문와 김향수(1912~2003년) 아남그룹 창업주 각 91세, 이회림(1917~2007년) OCI그룹 창업주와 이원만(1904~1994년) 코오롱그룹 창업주는 각 90세에 타계하며 장수한 오너 경영자 그룹군에 포함됐다.

이와 달리 최종건(1926~1973년) SK그룹 창업주는 47세의 젊은 나이에 폐암으로 세상을 떠나 경영자로서 화려한 꽃을 다 피워내지 못했다.

50대 초반 별세한 경우도 김정주 넥슨그룹 창업주를 포함해 3명 있었다. 박병규(1925~1977년) 해태그룹 창업주는 52세, 채몽인(1917~1970년) 애경그룹 창업주는 53세라는 비교적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여기에 정몽헌(1948~2003년) 현대그룹 회장 55세, 김종희(1922~1981년) 한화그룹 창업주도 향년 59세로 50대에 부고를 전했다.

조사 대상 62명 중 오너 경영자들이 별세한 이들이 가장 많았던 해는 2019년이었다.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의 별세 소식은 2019년 1월30일이었고 3월3일에는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 4월8일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미국에서 별세했다는 비보가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같은 해 12월9일에는 김우중 대우그룹 창업주, 12월14일에는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이 유명을 달리했다.

부자(父子) 사이 그룹총수 중에는 아버지가 아들보다 수명이 10년 이상 더 긴 경우도 여럿 있었다. 대표적으로 한진그룹 조중훈(1920~2002년) 창업주와 그의 장남인 조양호(1949~2019년) 회장은 각각 82세, 70세에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 조중훈 회장이 아들 조양호 회장보다 12년 이상 더 오랜 삶을 보낸 것이다.

이회림 OCI그룹 창업주도 그의 장남인 이수영(1942~2017년) OCI그룹 회장보다 15년 길게 살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장학엽(1903~1985년) 진로그룹 창업주와 그의 장남인 장진호(1952~2015년) 진로그룹 회장도 각각 82세, 63세로 두 부자간 수명은 19년 차이났다.

이종덕 세아그룹 창업주와 이운형(1947~2013년) 세아그룹 회장 부자지간도 아버지가 아들보다 19년 더 길었다.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도 그의 장남 구본무(1945~2018년) LG그룹 회장보다 21년이나 더 오래 삶을 영위하고 세상을 떠났다.

국내 1위 그룹을 태동시킨 이병철(1910~1987년) 삼성 창업주와 3남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각각 77세, 78세로 두 부자(父子)의 삶의 길이는 다소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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